주간 TV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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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 매일연속극이 각 국 1편씩으로 줄어든 이후 보강된 것이 이른바 일일 「시추에이션」물로 일컬어지는 일련의 계몽성격을 띤 「캠페인·드라머」들이다.
저승사자라는 허구의 개입자를 등장시키는 TBC-TV의 『무지개가족』은 우선 시간을 늘렸고,MBC토V의 『알뜰가족』은 주변 인물들을 교체 내지는 보강 시켰고, 뒤늦게 KBS-TV의 『해뜨는 골목』까지 끼어 들어 저녁 가족시간대의 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 TV3국의 「시추에이션」들이 호감을 사고 있다면 제재나 무대, 그리고 상황이 수용자의생활과 모습을 닮으러 하는데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의 추세는 될지 몰라도 과연 얼마만한 자연스러움과 억지를 벗어난 계몽효과적 환상에서 탈피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캠페인·드라머」의 묘미는 단순히 경해진 그 날의 「아이템」을 전달하는 이상으로 하나의「인포메이션」이 주어져야 하고, 그를 통한 생활의 즐거움까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일정한 방향으로 여론을 몰고 가려는 의도에 급급한 나머지 「드라머」적이라는 「패턴」자체까지 우습게 만드는 경향이 보인다.
이것은 제작자나 작가스스로가 「캠페인·드라머」에 주어진 현실적인 올가미에 얽매여 소재를 찾거나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용자측은 그 날의 소제목만 봐도 능히 결과를 점칠 수 있는 뻔한 얘기가 되고, 여기서 파생되는 거부감과 역효과는 무관심 이상의 것으로 변질될 우려도 없지 않다.
지금까지의 「캠패인·드라머」가 지닌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전적인 방법과 획기적인 방향의 전환이 아쉽다 하겠다.
○…MBC-TV는 지난1일 통합창사기념으로 고정 「프로」에 특집 성을 부여하는 것 외에 『흥부전』과 특집 「버라이어티·쇼」등 몇몇 특집 「프로」를 방영했다.
말하자면 사회 교양적 기획 「프로」하나 없이 『주홍글씨』등 외화나 오락위주로 자축을 끝낸 셈이다.
여기서 새삼 MBC의 방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오늘날 강력하고 광범위한 방송망을 가진 MBC의 과거와 현재는 우리의 매체정책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의 개념이 재도화된 현시점에서 MBC가 가야할 매체정책이 어떤 길이어야 할 것인가는 실로 명약관화한 것이 아닌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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