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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돈줄 신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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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용협동조합을 통한 밑바닥 서민금융의 돈 줄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듯 몇 백원씩의 푼돈이 모여 솔 솔한 돈 줄기를 이루고 이것이 서민들의 자금갈증을 적셔주고 있는 것이다. 신용협동조합은 은행문턱이 너무 높은 밑바닥 서민들이 모여 만든 자구적 상조기구라 할 수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전국신용조합의 수는 1천4백86개, 조합원수는 81만1천4명.
신협이 처음 시작된 60년의 3개조합, 3백65명의 조합원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며 10년 전인 70년에 비하면 조합 수는 3배, 조합원수는 10배 이상의 빠른 성장을 이룩했다.
또 80년 9월 현재 저축 액은 1천8백73역원으로 70년의 8억5천만 원에 비해 무려 2백20배나 대부는 7억7천만 원에 1천4백88억원으로 1백93배나 급신장 했다.
이와 함께 9윌 말 현재의 1인당 저축 액은 21만원이나 된다.
신용협동조합은 직장·지역 등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자생한 것이기 때문에 업무처리가 아기자기한 가족적 분위기다.
대부「커미션」도 없고 담보도 필요 없다.
조합원2명의 연대보증만 있으면 조합원으로 구성된 여신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곧바로 돈을 받아 들 수 있다.
한사람 출자금은 5백원이상이다.
울산 동부경찰서신용조합은 작년3월 조직되면서부터 순경10원·경장20원·경위1백원 씩 전직원이 출자해 왔는데 이젠 총출자금이 1억2천만 원에 이르렀다. 이사를 하거나 직장을 옮기면 출자 분을 그대로 찾아간다. 출자 분에 대해선 이자가 없는 대신 배당을 받는다.
신용조합의 금리는 조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은행보다 년1∼3% 높다. 서민금융이란 차원에서 일정한도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적금도 있는데 매달 붓는 신용적금과 시중 일수고리채를 없애기 위해 만든 매일 적금 등 2가지다. 신용조합이 도시변두리에서 번창하는 것은 영세민들에게 금융혜택의 길을 터 주기 때문이다.
신용조합에 모인 돈온 대개 월2%로 대부되는데 50만∼1백만원짜리가 가장 많다.
대출기간은 3∼20개월. 1백만 원이 넘는 주택 및 상업자금은 3년까지도 된다.
대출이자는 은행금리보다 약간 높은 편이나 연말배당을 감안하면 오히려 싸다.
따라서 돈을 빌려는 조합원들이 한창 밀려있는 상태여서 급한 조합원부터 소액 우선으로 대부해주고 있다.
신용조합의 대출엔 대손이 없다. 돈이 어떻게 해서 모이는가를 알기 때문에 떼어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구 어느 신용조합에서는 장사에 망해 야반 도주를 하면서도 차마 신용조합의 돈만은 떼어먹을 수가 없어 고스란히 갚고 갔다는 일화도 있다.
신용협동조합은 이동단위의 지역조합(40%), 정부기관·기업체 등의 직장조합(40%), 그리고 학교·단체 등(2O%)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합원 90명에 출자금이 1백만원 밖에 안 되는 소규모인 것에서 5천5백명의 조합원에 자산이 30억2천만원(전주대건조합)이나 되는 거대한 조합도 있다.
2O여개의 주부조합이 있는가하면 음성나환자 정착촌에도 20여 개의 신협이 구성되어있다.

<한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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