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재산가진 70대노인 새벽 자기 집서 피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4일상오2시쯤 서울 중구 장충동1가 93의3 조순금씨(71· 영화부동산주식회사회장)가 자기 집안 방에서 잠을 자다 목과 가슴· 배등 10여군데를 흉기로 찔려 숨져있는 것을 둘째며느리 이부용씨(24)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조씨가 숨진 침실로 통하는 화장실의 뒤쪽창문철책이 절단기로 잘려있고 안방금고에 열쇠가 꽂혀있어 강도살인으로 보고있으나 조씨가 수십억대의 부동산을 가진 부호이며 뚜렷한 피해품이 없는 점등을 미루어 원한에 의한 살인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며느리 이씨에 따르면 평소 상오5시30분이면 일어나 새벽 산책을 나가는 조씨가 상오6시가 되도록 일어나지 않아 침실문을 열려 했으나 문이 안으로 잠겨져 있어 남편인 성택씨(28)에게 연락, 뒤창문으로 들어가 보니 조씨가 침대밑으로 떨어져 숨져 있었다고.
조씨가 변을 당한 침실창문은 철창이 가로30㎝, 세로 50㎝로 잘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정도로 위로 둘려있었고 방안에 있는 금고는 열쇠가 꽂힌 채 있었다.
창문 아래쪽 벽에 붙여세워 둔 장독 뚜껑 등에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이 흩어져 있어 경찰은 범인이 장독대를 통해 들어왔다가 범행후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비원 이종영씨(35)는 새벽 2시30분쯤 『도둑이야』 하는 소리를 듣고 집주위를 돌아보았으나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해 그냥 잠자리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숨진 조씨는 6·25때 황해도에서 월남, 부동산업계에 투신하여 서울 충무로2가 18층짜리 성창 「빌딩」을 비롯,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부인 서안순씨(59)가 이사장으로 있는 은혜학원 이사를 비롯, 9개학원을 운영하는 외에 이화산업등 기업체도 갖고 있다.
조씨는 부유층이 많이 사는 장충동 고개에 대지2백50여평, 건평80여평의 2층 양옥(싯가 4억여원)에 부인 서씨와 둘째아들 성택씨 부부, 경비원 이씨등 5명이 살고있으나 부인 서씨는 두달전 담석증등으로 입원, 치료중이었다.
둘째아들 역시 집을 비워 이날 조씨와 그의 며느리 그리고 경비원등 3명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조씨는 평소 재산을 혼자서 관리, 다른 식구들은 재산관리상태를 잘 모르고있어 피해품이 무엇인지를 잘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