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듣는「컴퓨터」가 나온다|미·일 등에서 실용화 단계|「키보드」필요 없고 직접 말로 지시|여러 사람 목소리 가려듣는 것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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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컴퓨터」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미·일 등지에서는 인간의 언어능력을 구사할 수 있는 듣고 말하는 기계가 실용화단계에 들어섬으로써 「컴퓨터」이용의 신경지를 개척하고있다.
TV를 말로써 끄고 켤 수가 있는가하면 닫혀진 문이「열려라」라는 명령에 따라 열리기도 한다. 공장에서 제품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각 제품의 번호를 불러나가다 규격이 틀린 것이 나오면「컴퓨터」가 즉각 이를 말로 지적한다.
아직 동시에 듣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컴퓨터」는 연구중이지만 이것도 곧 실현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과 「컴퓨터」가 논쟁을 한다던가 기계와 기계가 대화를 나누는 시대가 오게될 날도 멀지 않다.
「컴퓨터」가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은 현재처럼「키보드」를 일일이 손으로 누르지 않고「마이크」를 사용해 직접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면 「컴퓨터」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컴퓨터」는 기록된 한사람의 말만 듣지 다른 사람의 지시는 따르지 않는다. 이유는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음색이 달라 「컴퓨터」는 최초에 지시한 사람의 목소리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청각능력은 지시자가 감기에 걸리거나 피로·긴장 등으로 목소리에 변화가 오면 반응을 나타내지 않을 정도로 민감하다.
이렇게 음색에 너무 민감한 것이 듣는「컴퓨터」가 가진 최대의 약점인데 이를 극복하고 모든 사람의 음색을 수용할 수 있는 「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한편 말하는 「컴퓨터」는 인간이 사용하는 말의 모든 음소를 분해하여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한때 그것을 재 취합하여 말을 한다. 듣는 「컴퓨터」는 한사람의 말만 그 음색에 따라 기억하는 반면에 이것은 사람의 발성구조에 따라 보편적인 발음 형태를 기억한다.
그러므로 「컴퓨터」가 하는 말은 말의 속도· 고저·억양·강약 등이 일정하기 때문에 기이하게 들리기는 하나 충분히 알아들을 수는 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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