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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9일」만의 미소 23개 대학 개강|"밀린 공부에 열 쏟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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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닫혔던 문이 다시 열리고 끊겼던 대화와 웃음소리가 다시 꽃피었다. 「5·17」조치로 문을 닫은지 1백9일만. 전국85개4년제 대학 중 중앙·건국·경희대 등 서울의 8개 대학과 동아·인하대 등 지방의 15개 대학 등 모두 23개 대학이 3일부터 개강에 들어갔다. 장마만큼이나 지루했던 여름을 도서관에서, 거리에서 방황하며 떨어져 지냈던 스승과 제자, 그리고 급우들은 손과 손을 마주잡고 더러는 열 싸안으며 재회의 정을 나누었다. 주인을 잃고 쓸쓸하기만 했던 「캠퍼스」는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학생들은 응어리진 마음을 풀고 공부에 전념 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당국도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건국대학생들은 이날 상오 8시부터 등교하기시작 잔디밭과 「벤치」에 앉아 학우와 교수들의 안부를 물으며 그동안 못한 얘기를 나누었다.
무역학과2년 지창섭군(21)은『지난 봄과 같은 소요와 진압의 반복은 되풀이돼서는 안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학교측은 4∼8일 사이에 2학기 등록과 수강신청을 받기로 했다.
동덕여대는 면학분위기조성을 위해 3일 학과별로 학과장 실에서 학생면담을 했고4∼6일에 수강신청을 받는다.
경희대는「캠퍼스」를 말끔히 단장, 학생들을 맞았다. 도서관에는 아침부터 1천 여명의 학생들로 메워져 그동안 못 다한 공부에 열중했다. 경희대는 지난 학기 중 수업일수가 34일밖에 안 돼 앞으로 공휴일을 제외한1백46일을 겨울방학 없이 수업해야한다.
학생들은 앞으로 학교운영을 둘러싼 부조리가 없어지기를 바랐다.
3일 현재 문교부의 승인으로 개강일자가 확정된 대학은 모두 60개교이며 고려대는 8일 개강을 문교부에 승인 요청했고 연세대는 10일 이후, 서울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지방대학>
부산시내 동아대·산업대·동의대·부산여대 등이 이날 개강, 각 대학의 출석율은 평균90%.
특히 동아대는 상오7시쯤 ROTC학생 1백80명이 학교정문을 들어서면서 학교운동장에서 구보를 실시한데 이어 학교방송이 재개 돼 구덕「캠퍼스」는 오랜만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상대경영학과 3년 이경환군(22)은 『2학년에 이어 3학년에 들어와서도 제대로 공부를 못했다』고 말하고 『이제 면학분위기도 조성됐으니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했다.
대구시내 5개 대학 가운데 맨 먼저 문을 연 환성여대는 상오9시부터 정상수업에 들어갔다.
지리교육과 3년 곽현숙양(22)은『오랜 휴교 후 다시 개강하니 기쁘다』고 말하고 『다시는 대학 문을 닫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의 인하대는 상오9시부터 4개 단과대학별로 1학기 강의시간표에 따라 진행됐으나 첫 시간은 앞으로의 교과진도·특강 등 강의문제에 대한 교수과 학생간의 의견교환으로 끝났다.

<대학별 개강 일자>
대학별 개강일자는 다음과 같다.
◇3일=건국 경희 중앙관동 대건신학 동의 삼육강릉 강원 충남 인하 동아 감신 서울여 동덕여 성신여 상명여 부산산업 해양 부산녀 청주 순천향 효성녀대
◇4일=고려중학 울산공충북 청주수 인천 한사 전주우석녀대
◇5일=국민 광운공 덕성여 침례교신학 장노회신학 영남 원광 한양 목원안속 금오공 서울장업 군산 공주사대
◇6일=숭전 명지대
◇8일=숙대 「가톨릭」 아주공 한성 성심여 경북 제주 경기 목원 홍익 경상인제의대
◇10일=이대 부산대
◇대학 개강일지
▲5·17=전국에 계엄확대 실시, 전 대학에 휴교령.
▲5·18=전 대학 휴교에 들어감.
▲6·19=계엄포고 11호에 의해 휴교령이 휴업령으로 바뀜.
▲6·23=계엄포고 11호에 따라 의·치대 4년, 교육대, 간호전문대. 특수대학원 개강시작. 전 대학 행정업무 정상화.
▲7·11=계엄포고 12호로 전문대 개강을 7월14일부터 허용.
▲7·14=전문대 개강 시작
▲8·28=계엄포고 14호로 전국 모든 대학 9월1일부터 개강허용.
▲9·3=4년제 대학 개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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