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화바탕... 무리 없는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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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2」 조각의 특징은 국정의 계속성과 새 인물기용, 그리고 총화란 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웅희 청와대대변인은 이를 능력과 청렴, 그리고 무리 없는 세대교체로 설명했다.
남덕우 총리서리는 재야에서 기용되기는 했지만 지난69년부터 10년간 재무장관·부총리·대통령특별보좌관으로 경제정책수립과 집행을 요리해온 만큼 국정의 계속성이란 측면을 대표한다 하겠다.
경제 문제가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인 만큼 경제총리를 기용한 것은 내각이 경제시책의 중심이 되어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전대통령이 제시한 복지사회건설이라는 목표도 경제적 기반이 튼튼해야만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우선 시책은 새 시대에도 계속될 것 같다.
지금의 우리 경제사정으로는 특히 국제적인 경제협력의 필요가 큰 만큼 대외적으로 얼굴이 익고 얘기가 통하는 경제전문가로서 고르고 고른 끝에 결국 남 총리서리가 등장하게됐다는 것이다.
신병현부총리의 경우도 세계은행 이사를 역임하는 등 국제경제의 감각이 높다는 점이 감안되었다는 점이다.
또 선거를 앞둔 시국의 중대성에 비추어 얼굴을 바꾸더라도 행정의 공백을 피하고 즉시 소관업무를 맡아 능률적으로 추진 할 수 있는 사람을 가급적 기용하자는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인 천명기씨를 보사장관에 기용한 것은 거국·총화내각적인 성격을 가미한다는 정치적 배려 외에 그가 오랫동안 국회 보사위원을 역임했다는 면이 고려된 듯하다.
김기철 체신의 경우도 총화 내각적인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군 출신인 김종환 내무, 유양수 동자, 김재명 교통, 윤흥정 체신을 퇴진시키고 군 출신을 새로 추가하지 않은 것은 군을 기반으로 전대통령이 국경은 민간「테크너크래트」에 의해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한 것으로 보여 주목됐다.
새 내각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2·경기3·강원1·충북2·충남1·전북1·전남1·경북3·경남3·이북3명으로 지역적 안배가 세심하게 고려됐다.
이번 조각에서는 국무총리와 19명의 장관 중 11명의 장관이 각 외에서 대폭 기용된 만큼 새 헌법에 의한 신정부가 출범할 때도 대규모 개각은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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