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민 "TG 매각 온몸 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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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TG 엑써스의 매각설이 나돌면서 연고지인 원주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신문에는 연일 'TG 연고권 사수''TG 매각 반대' 등의 기사가 실리고, 16일 강원도민일보에는 'TG 연고 사수 대책을 위한 지상 좌담회'까지 열렸다. 유일한 연고 구단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원주시청까지 발벗고 나섰다.

최근 김기열 원주시장은 "TG농구단이 지역 홍보에 큰 역할을 했다"며 "만약 구단의 매각의사가 확실하다면 도내 연고 기업 중 인수 의사가 있는 업체를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TG 구단측은 "구단 매각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최형길 부단장은 16일 "TG가 최대주주인 두루넷의 법정관리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단 매각은 당치도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또 TG삼보컴퓨터 총수인 이용태 회장도 우승 직후 지방 공장을 방문해 "1쿼터에서 3-24로 뒤졌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농구단의 끈기와 인내심은 직원들도 배워야 한다"며 "TG 우승과 선수들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원주 시민의 걱정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모른다.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춘천)과 함께 '강원도의 힘'을 확인해준 TG에 대한 애정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원주의 한 대형 할인점은 TG와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승 기념 할인행사와 선착순 선물공세를 펴기도 했다. 장만복 원주시 자치행정국장은 "택시운전 기사, 어린애를 안은 젊은 부부, 식당 아주머니까지 너나 없이 TG 서포터스에 가입해 있다"며 "농구 경기가 열리는 원주 치악체육관은 항상 만원"이라고 말했다.

TG 선수단은 오는 19일 원주에서 카퍼레이드를 할 계획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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