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야구 한미전|「재치」와 「힘」의 한판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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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과의 경기는 한국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그러나 김재박 김용희 유두열등 「클린업·트리오」의 중심타선이 「찬스」에서 끝내 침묵한데다 「에이스」최동원이 장타력의 미국에 지나치게 긴장한 탓으로 5회초에 우측 팔꿈치에 이상을 일으켜 6회에 「마운드」를 물러난 것도 불운이었다.
「에이스」 최동원은 4회까지 시속 1백45km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호투하다 5회초 약간의 통증을 느껴 「페이스」를 잃고 연속3안타를 얻어맞아 2점을 잃더니 6회초엔 끝내 「마운드」에서 스스로 걸어내려갔다.
○…최동원은 『팔꿈치 고장은 아니다. 너무 긴강한탓으로 약간의 통증과 이상을 느껴 앞으로의 경기에 대비하여 스스로 물러났다』고 말했다.
김응룡감독은 『9회초 2사 주자 2루의 「핀치」에서 3타수2안타를 기록한 9번 「로메로」와 정면승부로 맞선것이 잘못이었으며 9회말 선두7번 이해창의 사구에 이어 김봉연 대신 기용한 8번 이만수에게 직공을 않고 보내기「번트」의 소극적인 공격을 지시한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 「스클리노스」 감독은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한국은 정말 강한「팀」이다. 5회에 구원에 나선 「영」투수가 좋은「피칭」을 해주었다. 참고 참으면서 싸운것이 승리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일본「매스컴」은 한국 「팀」에 대해 『비록 미국에 패했지만 감추어진 소질이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경이적인 존재로 부각될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기본기가 충실하고 밀어치는 타법이 철저한데다 김재박을 축으로 한 수비는 「프로」에 가까울 정도로 놀랍다』고 논평했다. 특히 「마이니찌」(매일)신문은 『한국과 미국의 대결은 재치와 「파워」의 싸움이었다. 한국은 전반 기동력을 살린 기민한 공격이 좋았다. 주자가 나가면 반드시 달린다. 2회의 선취점도 과감한 「히트·앤드·런」작전이었다. 한국선수들은 「리드」가 좋고 「스타트」가 빨라 4회의 재빠른 「더블·스틸」은 특히 빛났다. 또 최동원의 속구는 훌륭했다.
그러나 힘의 배합을 못해 「스피드」를 너무 내다 팔을 다친것이 아까왔다. 한국야구는 일본과 같이 구미「팀」에 비해 「파워」에서 약간 뒤지는것이 흠』이라고 한국야구를 높이 평가했다.
한·미전의 인공위성중계는 한국야구사상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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