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장 지낸 한국 면방직업계의 선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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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면방직업계의 선구자’로 불리던 박용학(사진) 전 대농그룹 명예회장이 2일 별세했다. 99세.

 박 전 명예회장은 1980∼83년 한국섬유산업협회장, 91~94년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다. 강원도 통천 출신으로 원산상고를 졸업한 박 전 명예회장은 46년 대한계기제작소를 설립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49년 오양실업, 53년 대양비료, 55년 무역회사인 대한농산을 차례로 세웠다. 60년대에는 태평양방직·금성방직·한일제분·미도파백화점을 잇따라 인수해 사세를 키웠다. 73년에는 ㈜대농을 설립해 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89년 아들인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대농그룹은 10여 개사를 설립·인수해 한때 재계 3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97년 미도파백화점에 대한 신동방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막기 위해 자금을 무리하게 끌어쓰다가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결국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부도처리와 함께 그룹이 해체됐다.

 유족은 박 전 회장과 딸 선영·은희·경희씨, 사위 이상렬 청운대 총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4일 오전 7시30분. 02-3010-2295.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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