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충해는 공동방제가 효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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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벼농사가 중간고비로 들어선 요즘 농민들은 병충해 방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54만 정보가 병충해피해로 2백56만 섬의 침수를 당했지만 올해도 이 같은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병충해의 극성 조짐이 보여 7월28일 현재 병충해 발생면적은 벌써 5만8천 여 정보를 넘고 있다.
병충해위협에 농수산부도 비상이 걸려 이미 수도용 농약을 지난해보다 3천t 늘려 1만5천t을 확보했고 방제면적도 지난해보다 3백만 정보 늘려 1천3백60만 정보로 계획하고 있다.
올해 벼 식부면적 1백22만4천 정보에 평균 11번의 농약을 뿌린다는 계산이다. 이같이 벼농사는 지금부터 사활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도 병충해는 도열병·문고병 등 병해 40여종과 벼멸구·이화명충 등 충해 1백14종. 이 가운데서도 못자리 설치부터 벼를 벨 때까지 잠시도 여유를 못 갖게 하고 가장 피해를 크게 주는 것은 도열병이다.
특히 이 도열병은 발병 후에는 농약에 의한 방제효과가 적어 애를 먹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도열병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모를 내기전인 5∼6월 사이에 못자리에 도열병 방제를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조생종인 밀양21호는 5월 하순에, 재래종인 「아끼바레」는 6월 상순까지는 실시해야한다.
이 같은 예방 및 방제활동에 이어 지금부티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도열병은 품종·기후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질소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주었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하며 끊임없이 예찰을 하여야 한다.
예찰은 논두렁에서 벼의 모습만 겉으로 볼 것이 아니라 논 한가운데 들어가 벼포기를 헤쳐보아야 하며 만약 이상한 징조라도 보이면 즉시 농촌지도기관의 지도를 받는 것이 무난하다.
도열병이 눈에 띄었을 경우 지체없이 농약으로 방제하되 인근 농민과 함께 공동방제를 하는 것이 전체피해를 줄일수 있는 방법이다.
전국에는 이미 2천2백68개 공동방제단이 조직됐으며 공동방제 대상지역은 전체 논면적의 50%가 넘는 64만6천 정보에 달하고 있다.
도열병과 함께 흰빛 잎마름병도 같은 식으로 방제를 철저히 할 때다 앞집무늬 마름병은 모든 품종이 똑같이 7월 하순∼8월 상순사이에 해야한다. 충해의 경우 이화명충은 1화기가 6월 하순∼7월 상순, 2화기가 8월 중순∼하순 사이므로 이때를 놓쳐서는 방제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벼멸구 역시 7월 하순∼8월 상순이 전성기이므로 이 기간 동안 집중 농약살포를 해야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이삭도열병 같은 경우 잎도열병이 늦게까지 발생되어 목도열병과 연결될 때 발생하므로 출수기나 이삭 성숙기에 비가 자주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즉시 방제해야한다. 이와 함께 농사 전문연구기관에선 병충해에 강한 신품종벼의 개발연구를 계속하고있다. 병충해에 강한 품종의 개발은 원천적인 병충해 예방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대농대 정후섭교수는 『저항성 신품종 개발은 곧 식량증산과 직결된다』며 신품종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러나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개발해내도 3년 이상 병충해에 견딜 수 없어 문제』라고 정교수는 말했다.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장 이경휘박사도 『77년 도열병에 강한 것으로 개발된 동일벼가 게일 크게 도열병 피해를 보았다』고 고충을 말했다.
이박사는『끊임없이 신품종을 개발해야겠지만 농민들은 퇴비사용으로 지력을 높이고 저항성 강한 품질의 벼를 심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이박사는 또 『자세한 예찰을 통해 병충해 발생이 예견되면 즉각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집중 방제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수원=김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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