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의 활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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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새마을운동이 근간 점차 둔화돼 가는 듯한 기미를 정부는 걱정하고 있다.
박충훈 총리서리는 22일 이런 우려를 표하면서 『새마을운동은 70년대 국가발전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오면서 농촌과 도시, 직장과 공장의 구석구석까지 큰 변화와 발전을 가져온 원동력이었다』고 상기하고는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활성화를 역설했다.
새마을운동은 정신혁명운동이요 잘 살기 운동으로서 이 운동을 통해 합리적인 사고력과 능동적인 참여,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그에 따라 생활의 합리화, 소득의 증대를 꾀하자는데 뜻이 있다.
그렇다면 70년대에 그토록 열기가 높았던 이 운동이 80년대에는 별 필요가 없게 될만한 여건변화가 있었다는 것인가. 오히려 80년대 들어 새마을운동이 더욱 고조되어야할 내외환경이 조성된 것은 아닐까.
박총리서리의 말처럼 오늘과 같은 경제난국에서는 노사간의 협동을 다짐하는 공장새마을운동은 더욱 절실하며 농촌에서도 자조·협동의 정신으로 소득증대에 나서야 할 필요성은 여전하다.
그런데도 10·26이후 새마을운동이 퇴색되는 듯한 현상을 보인 것은 정치·사회정세의 변화로 당연히 해야할 일마저 소홀히 한 우리 사회의 한 측면의 노정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마을운동은 새로운 의지와 각오로 다시 활성화되어야 하며 당국과 국민은 이 운동의 재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착안을 하는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 새마을운동의 시대적 의미를 새로 음미해 볼 필요가 있고 그 의미를 운동에 구현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외국의 4-H운동, 또는 「이스라엘」의 「키부츠」운동 등과 비교할 때 어떤 점에서는 흡사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다른 우리 나라 특유의 운동이다. 이 운동은 단순히 소득증대 등의 물질적 목표에 한정되는게 아니라 사고의 개혁, 가치관의 확립, 자신감의 배양 등 정신적 차원에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운동을 통해 우리 농촌의 수천년 정체와 불합리한 요소를 씻고 새로운 농촌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요, 우리의 발전단계에 알맞는 한국적 노사협조의 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최근 당국이 각계의 정화 노력을 통해 벌이고 있는 사회개혁과도 새마을운동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며 앞으로 새마을운동이 지향해야 할 방향도 대체로 이런 안목에서 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새마을운동은 농촌에서든 공장에서든 자주·협동·자조라는 이미 정립된 정신에 더해 전진적 의지를 키워나감으로써 오늘날 추진되고 있는 사회개혁과 연결시키는데 큰 뜻이 있을 것이다.
이런 운동은 누가 시켜서 한다고 더 잘되는 것도 아니요 법이나 제도로써 성공이 반드시 보장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이 시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성원 전체의 자각과 의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더욱이 오늘의 우리 여건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또는 국제환경의 면으로 모든 요인은 우리 모두의 새로운 각오와 용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때를 맞아 새마을운동이 더 한층 고양된 차원에서 다시 활성화되기를 촉구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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