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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시안게임 빠지면 … 골 아픈 이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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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목표는 1986년 이후 28년 만의 우승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손흥민(22·레버쿠젠)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다면 목표 달성이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그런데 손흥민이 빠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시안게임 대표는 23세 이하 선수로 구성되는데 그의 대표팀 합류 여부에 따라 3명까지 선발 가능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구성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시아게임 대표팀 이광종(50·사진) 감독으로선 손흥민이 절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손흥민도 아시안게임 출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부진의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인 데다,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손흥민의 합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가 만만찮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 중순~10월 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시즌 초반 판도를 가리는 중요한 시기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1·2라운드도 열린다. 구단 측은 “아직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손흥민 차출 논란에 대해 불쾌한 표정이다.

 손흥민이 빠진다면 이광종 감독의 와일드카드 선발 구상도 복잡해진다. 이 감독이 와일드카드 1순위로 점찍은 1m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의 위력이 반감된다. ‘톰과 제리’로 불리는 김신욱과 손흥민은 단짝이자 조화로운 공격 콤비다.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이 감독이 구상한 ‘빅&스몰 공격 조합’의 가동이 불가능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올 시즌 K리그 득점왕 이종호(22·전남)를 비롯해 문창진(21·포항)·김현(21·제주) 등이 있지만 김신욱과의 호흡은 검증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해외파 선수를 차출하기도 어렵다.

 경험 많은 허리 자원을 보강한다는 당초 계획도 포기해야한다. 한국영(24·가시와레이솔)·신형민(28·전북)·박주호(27·마인츠) 등 기존에 저울질 중이던 옵션을 포기하면 미드필드 안정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감독은 남은 와일드카드 한 장은 골키퍼 또는 중앙수비수를 뽑아 수비 보강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래저래 손흥민이 빠진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생각하기 어렵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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