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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 정치 신인들의 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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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선에선 중진들을 대거 꺾은 정치 신인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새누리당의 유의동(평택을), 홍철호(김포) 후보, 새정치민주연합의 박광온(수원정) 후보가 그야말로 정치 초년병 대 말년병장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유의동 후보는 평택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와 맞붙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 지역에 공천 신청한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 대신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유 후보를 공천했다. 유 후보는 초ㆍ중ㆍ고를 평택에서 나왔고 부친인 유광씨가 지역에서 4차례 도의원을 지냈다. 유 후보의 부친이 함께 도의원을 지낸 정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을 지원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얄궃은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후보가 선전한데는 새누리당의 집중 지원도 한 몫을 했다. 당 지도부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14개 지역을 총 40번 방문했는데 그 중 8번이 평택을이었다. 특히 선거 막바지인 25일부터는 일요일인 27일만 빼고 닷새 동안 매일 평택을 찾는 등 열의를 보였다.

김포 보궐선거에 출마한 홍철호 후보는 ‘굽네치킨’ 브랜드를 성공시킨 사업가지만 정치경험은 전무하다. 게다가 상대인 김두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고, 경남에서 도의원부터 지사까지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었다.

홍 후보는 “김 후보는 자신의 미래만을 위해 국회의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저는 김포의 미래를 위해 나섰다”며 김 후보가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같은 당인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김포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에서 주목할만한 새얼굴은 MBC 앵커 출신의 박광온 후보다. 박 후보가 출마한 수원정(영통)은 처음 독립 선거구가 된 17대 총선부터 김진표 전 의원이 내리 3선에 성공한 곳으로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3선 국회의원, 고용노동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 때문에 다소 힘든 싸움이 예상됐다.

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대변인, 당 홍보위원장과 대변인 활동을 한 게 정치 이력의 전부다. 그럼에도 “수원 영통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끝까지 새누리당을 긴장시켰다. 막판에 이뤄진 야권단일화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폭넓은 야권의 지지를 받아 당선가능성을 끌어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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