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 잘 안 해 교실에 벌레 득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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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학교방역이 허술하다. 문을 연지 20∼30년 지난 낡은 국민학교 교실에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종류를 알 수 없는 벌레가 번지고 어린이들을 물어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일쑤다.
이 같은 현상은 설립된 지 20∼30년이 지난 낡은 국민학교 교실이 4백55개나 되는데도 시 교육위원회가 별로 예산을 마련치 않고 학교에 소독 등 방역을 떠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의국민학교(아현동)의 경우 지난 5월말부터 한 달째 2백50여명의 어린이들이 쥐벼룩 같은 벌레에 물려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5학년 3반 담임교사 박승희씨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께부터 이 학급 학생 66명중 60명이 쥐벼룩 같은 벌레에 물려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급 하모양(12)은 팔을 걷어붙이며 물린 자국을 보이면서 『수업시간 중에 따끔거려 선생님 말씀을 제대로 들을 수 없을 정도』라고 고통스러워했다.
벌레에 물려 고생을 하는 학생은 5학년 1반부터 4반까지 모두 여학생들.
담임선생이 안 나와 2반에서 수업을 받는 7반 이모군(12)의 어머니 이옥순씨(57)는 『이군이 벌써 한 달째 살갗이 부어 올라 피부병인 줄 알고 병원에 다녔으나 아무런 차도가 없어 몸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으로 그치는 형편』이라며 『학교에만 다녀오면 더욱 부어 올라 학교에 보내기가 겁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양호교사인 임명자씨는 『40년이 넘은 낡은 학교이어서 살충제를 뿌려도 별다른 효과가 없고 낡은 교실의 근본적인 방역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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