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침공으로 궁지에 몰린 소련「집안 사정」은 어떤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이래 빚어진 최근의 국제적인 긴장관계는 미소간의「데탕트」를 손상시킨 것은 물론 국내적으로도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 왔다. 이런 정세와 관련, 소련국내 사정을 특집으로 다룬 근착「타임」지의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여유 없는 일상생활
소련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소련국영항공사 「에어로폴로트」의 비행기사고는 거의 공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비행기의 안전도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
이· 착륙동안 너무나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멀미에 자신 있는 사람도 두말 않고 「멀미주머니」를 받아두는 게 좋다.
비행기의 출발·도착시간도 불규칙해 무려 17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는가하면 목적지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해도 목적지에 내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련에는 「보드카」 술이『「블가」 강물처럼 흔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놓고 마시기가 어렵다. 그래서 「보트카」 한 병이면 부슨 일이든 수월하게 처리된다.
수도가 고장났다거나 집에「페인트」칠을 해야될 경우 품삯을 주면 일이 지지부진하다가도「보트카」반병이면 일이 금방 순조롭게 끝난다.
「보트카」0·5ℓ에 5·50 「달러」(3천3백 원)로 소련국민의 소득에 비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일반 노동자들이 이를 사서 마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련 일반가정이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그것도 주로 돼지고기·감자·오이지 정도가 대종이다. 우유는 묽지만「아이스·크림」의 맛은 비록 「바닐라」 뿐이지만 뛰어나다. 과일도 제철이 아니면 맛볼 수가 거의 없지만 미국 등 「깡통음식」에 비하면 아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소련사람들은 자동차를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새 자동차를 사려면 값 전부를 미리 납부하고도 2년은 걸려야 겨우 차례가 온다.
자동차를 요행히 가졌다해도 관리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차를 세워두고 물건 사러 갔다 나오면 꼭 어딘가 부속품 한두 가지는 도둑을 맞게된다.
자동차부속품 부족은『공장에서 새차가 나와도 부속품 몇 개는 꼭 빠져있다』는 신종 소련식 속담을 만들어 놓고 있을 정도다.
그런 속에서도 「브레즈네프」 공산당서기장은 이 나라에서 손꼽는 자동차 수집광이다. 소련에서는 의료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주술적 치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그루지아」출신 간호원 「라비타시빌리」의『쳐다만 봐도 낫게 하는 의술』은 유명하다. 「브레즈네프」가 이 간호원의 치료를 받았다는 소문도 나돌 정도다.
의약품의 부족에서인지는 몰라도 치료에서 전래처방이 널리 행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감기에는 후춧가루를 탄「보트카」한잔으로 치료한다든가, 코감기에는 양파 즙을 콧구멍 안으로 흘려 넣는 것이 좋다는 따위의 방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