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물 80여 점 제시|서산 간첩침투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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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이창성·권순용기자】군사정전위원회 제4백2차 본회의가 27일 상오 11시 「유엔」군 측 요청으로 판문점에서 열렸다.
「유엔」 군 측 수석대표 「호스 테틀러」소장은 이날 회의에서 21일 서산 앞 바다에서 격침된 북괴 무장간첩선 침투사건을 엄중히 항의하고 증거물로 간첩선에서 노획한 80여종 2백여 점의 각종 장비를 제시했다.
「호스 테틀러」소장은 특히 생포된 간첩 김광현으로부터 압수한 손바닥 크기의 붉은색 수첩을 제시했는데 이 수첩에는 김일성 사진은 물론 김정일의 천연색사진까지도 들어있었으며「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에게 끝없이 충실한 근위대 결사대가 되자」 「우리세대에 남조선혁명을 완수하고 통일된 조국을 후대들에게 넘겨줘야 합니다. 김일성」이라고 적혀있었다.
「호스테틀러」소장은 『이 수첩이 그전의 간첩들로부터 압수한 것과 다른 점은 김정일의 사진이 포함되어있는 것이며 이 점으로 보아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유엔」 측은 회담장에서 제시했던 각종 장비를「자유의 집」 앞에 전시했는데 장거리 단파 통신기·특수음향「마이크」가 달리고 고무 천에 싸인「워키토키」·침투용 고무「보트」·해도 및 항해일지·무기주머니·「라디오」·잠수복·비상식량과 어부가장용 의류 둥이 있었다.
특히 증거물로 제시된 것 중 연필·만년필· 「볼펜」등에는 「모란봉」「만경대」「만수대」등의 북괴상표가 찍혀있었다.
「호스 테틀러」소장은 생포간첩 김광현의 사진도 함께 제시하면서『이번 간첩선은 한국사회의 내부를 혼란시키기 위해 당신 측 사령관이 은밀한 작전지시를 받고 파견된 것이 틀림없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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