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딸 차안에 두고 쇼핑 30대 한인부부 체포

미주중앙

입력

30대 한인 부부가 90도가 넘는 더위에 세 살배기 딸만을 차에 남겨뒀다가 아동방치 혐의로 체포됐다.

오렌지 카운티 브레아 경찰국에 따르면 풀러턴에 사는 한인 김씨 부부(35세·33세)는 27일 오후 4시 30분쯤 57번 프리웨이와 버치 스트리트 인근에 있는 브레아 몰에서 밴 뒷자석에 잠들어 있던 딸을 남겨두고 쇼핑에 나섰다.

잠시 후 깬 딸은 더위에 지쳐 울음을 터뜨렸고 이를 목격한 한 쇼핑객이 황급히 신고를 했다. 경관들은 아이가 스스로 차 안에서 문을 열수 있도록 설명해 아이를 구조했다.

빌 스마이저 경관은 "아이는 약 20분 동안 차에 갇힌 채 겁에 질려 울고 있었다. 바깥 온도가 91도였고, 공기가 통하기 않았던 차 내부 온도는 104도에 달했다"며 "아이가 매우 지쳐있어 응급 조치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으로 돌아 온 김씨 부부는 현장에서 '아동을 위험에 빠뜨린 중죄 혐의(Felony Child Endangerment)'로 체포됐다.

김씨 부부는 "교회봉사 일 등으로 시간이 촉박해 급히 쇼핑몰에 들러야 했던 상황"이었다며 "서두르다 보니 아이가 뒷 좌석에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중범 혐의가 적용된 김씨 부부에게는 각각 1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으며 이들은 28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아이는 오렌지 카운티 아동보호국의 보호를 받다가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김씨 부부는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주립대 인구통계학과에 따르면 올해 미 전역에서 차에 갇혀 질식사 한 아동은 18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4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5일에도 캔사스주 위치타시의 한 주택 주차장에서 10개월 된 여자 어린이가 두 시간 동안 차에 갇혔다가 숨졌다.

스마이저 경관은 "대부분은 부모들의 의도치 않은 실수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차 안은 바깥 보다 20~30도 가량 기온이 더 올라가 여름에 아동, 애완 동물 등을 차에 홀로 두면 매우 위험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사실을 늘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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