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만 만들어 45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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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무형문화재 47호인 궁시장(궁시장) 조명제씨가9일상오 숙환으로 마산시양덕2동523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65세.
조씨는 78년2월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그동안4대째로 아들 삼래씨(24)에게 전가의 비법을전수하는것을 유일한 업으로삼아왔다.
조씨자신이 처음 아버지인 용황씨로부터 가업(가업)으로 화살만드는비법을 배운것은 스무살때였다.
할아버지때부터 내려온가업이었다.
22살때 고향인 함안군에서 마산으로 이사해 화살만들기에 외곬의 삶을지켜왔다.
고인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뒤에도 아들삼래씨에게『가업도 중요하지만옛것을이어가는것이더한층중요하고 어려운일』임을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고인이 60평생을 살아오면서 만든 화살은 6만5천여개.
하루종일 전념해도 3∼4개의 화살을 만드는것이 고작인 셈이었다.
화살한개를 만드는데 드는 재료는 시눌대·싸리나무·쇠심줄·어교·꿩털·놋쇠등으로 화살하나하나에정신을 쏟아야만한다고 전수자 삼래씨는 말했다.
삼래씨는『아버지가 살아계실때 활쏘기가「스포츠」로 되어버린 지금에와서 활과 화살을찾는사람들은 많아도 화살을만들려는 사람은 없다』고 늘말했으며 아버지의뒤를이어 화살을만들겠다고 했다. 【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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