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의 영약「오골계」를 보호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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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충남논산군연산면화악리에서 사육되고 있는 오골계가 천연기념물 2백65호로 지정됐다.
뼈와 살이 검은 빚을 띠어 붙여진 이름이 오골계. 중국의 한의서인 본초강목과 이조때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등에 신경통·부인병·피부병에 탁효를 갖는 영약으로 기록돼있는닭이다. 동북「아시아」지방이 원산지며 우리나라에는 당나라때 들어와 퍼졌으나 다른 지방에서는 멸종되고 화악리에만 남아있다.
5대 선조때부터 오골계를 사육해온 이마을이내진씨 (57) 등 9가구에서 기르는 오골계는 이씨 집의 1천80마리등1천2백여마리.
화악리는 계롱산의 줄기가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만든 야트막한 야산으로 둘러 싸여있고 마을 가운데로는 맑은냇물이 사철 흐르고 있어 이상적인 취락조건을 갖춘마을이다.
오골계는 깃털이 흰것과 검은 것의 2종이있으며 뼈와 살이 검은자색을 띠고 눈동자와 벼슬·부리·발도 모두 검은색을 띠고 있다.
크기는 재래종 닭과비슷하나 수컷은 5개의발가락중 맨 윗것이 특히 발달되어 날카롭다.
오골계의 성격은 무척 예민해 조금만 놀라도 모이를 먹지 않고 암탉은 알을 낳지않으며 담배연기등을 아주 싫어한다.
각종 닭의 병에도 아주 약해 2㎞ 떨어진아랫 마을에 닭병이 돌기만해도 곧 전염이 되고 추위와 더위에도 약하다.
지난 겨울에는 이씨가 기르던 4백여마리의 어린 닭이 죽었다.
번식력도 다른 닭보다 약해 암탉은 1년에 1백40개 정도의 알을 까고 자체 부화력이 약해 품믄 알의 30%정도만깬다. 병아리는 1백마리중 30마리를 키우기가 힘들다. 그러나 큰닭은체력이 보통 닭보다 강해 싸우면 이기고 성격이날카로와 다른 닭의 접근을 허용치 않는다.
지금은 닭장속에 가둬놓고 사료를 먹이며 가끔 논밭에 내어놓아 운동을 시키며풀을쪼아먹게 하지만 옛날에는 마을주변의 야산에 놓아 길렀다.
오골계가 좋아하는 먹이는 지네와 산속의 벌레와 열매등.
화악리를 둘러싼 야산에는 예부터 밤나무가우거져 밤숲에는 지네가많다. 그래서 지네를 먹고자란 화산의 오골계는 더욱 약효가 높다.
야사에 따르면 이조10대 임금 연산군(1494년)은 오골계의 약호가 희귀하다하여 왕실이외에서는 먹지 못하게했고 재상까지도 오골계를 먹으면 삭탈관직을 했으며, 19대 숙종은 오골계를먹고 중병을 고쳤다는것이다.
이후 오골계는 연산오계라하여 노성참게와 함께 임금에게 진상되는충남의 대표적 토산물이되어왔다.
이같은 오골계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오골계 자신의 번식력 부족으로 숫자가 줄고 있고, 오골계가 분양된뒤잡종이 늘어나고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오골계라고하여 일부 양계업자들이팔고있는 것은 순수한 오골계가 아닌「프랑스」산 애완용 오골계인데 일본인들이「실크」오골계라고 이름붙인 것으로 체구가 화악리오골계보다작으며다리에 털이 나있는데 오골계의 약효가 전혀 없는것이다.
이씨는 비양심적인 양계업자가「실크」오골계에다 화악리 오골계의 씨를 받게해 잡종이 늘어나고 있다고 걱정했다.
대전=김탁명기자
사진=양원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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