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치안부재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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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충열 국무총리서리는 22일 하오 특별담화를 통해『광주일원은 치안부재의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우려하고 『그래도 광주시청 직원들이 정상업무를 보고 있으며 은행은 다행히 약탈되지 않아 선량한 시민들은 생업을 충실히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리콥터」편으로 광주에 내려가 장형태 전남지사와 현지군지휘관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고 올라온 박 총리는 저녁7시20분 관민영「텔레비전」방송을 통해 광주일원의 시민「데모」사태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광주사태가 빨리 수습되면 될수록 정치발전도 빨라지고 경제안정도 빨리 이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리는 『최규하 대통령이 밝힌대로 헌법개정과 정치발전문제는 예정대로 진행돼 갈 것이며 정부가 할 수 있는데도 정치발전을 늦추는 일은 없다는 것을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총리는 『광주사태는 현지주민과 영세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한국경제전반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태가 호전되는 대로 구호양곡·약품·건실복구 등에 착수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밖의 담화 내용
『광주에 내려가기는 했습니다마는 주마간산도 못된 멀리서 광주를 내려다보는 그런 상태에서 광주에 가게 됐습니다.
무법천지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마는, 무법천지란 너무 지나친 표현이겠고 치안부재의 상태에 있다고 보겠는데, 또 치안부재에 있는 까닭에 제가 거기에 가서 직접 광주시민들과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마는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제 말을 녹음을 해서 KBS를 통해서 방송을 하도록 했습니다. 다행히 KBS의 통신망이 살아 있어서 그것을 통해서 방송을 했습니다.
그런데 치안부재 상태가 된 것은 일부 불순분자들이 현지 사람인지 서울에서 내려간 사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두가지 다 아마 해당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내려간 자들이 관공서를 습격을 해서 방화를 하고 무기를 탈취하고 그래가지고우리의 군인들에 대해서 발포를 하고 그럼으로써 군인들의 희생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군은 정부의 명령인 까닭에 발포를 못하고 반격을 못하는 그러한 아주 울화통이 터지는 상태에 놓여있게 됐습니다.
그러면 아주 막돼먹은 분법천지가 됐느냐하면 그런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보고에 의할 것 같으면 시청 주변인들은 출근해서 사무를 보고있다는 사람도 있고 또 전기·수도같은 것도 그대로 공급이 되고있고 또 은행도 약탈당하거나 그렇지 않고 있어 선량한 사람들은 역시 선량한 생활들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것은 소수의 불순분자, 불평자라고 말하기보다는 폭도입니다. 무기를 가진 폭도. 반란폭도, 이자들이 문제입니다.
1·4분기에 우리는 「마이너스」성장을 했습니다. 16년동안 고도성장을 계속해 오던 나라가 1·4분기에는 부의 성장을 했습니다. 그로인해 실업자가 80여만명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것은 커다란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라든지 혹은 물가의문제, 국제수지의 문제 등 대단히 어려운 상태에 있고 그럴수록 우리는 국제협력을 나날이 해나가야 할텐데 국제셥력을 하는데 잇어서나 혹은 통상을 하는데 있어서 한국사회가 불안하고 「데모」가 일어나고 또 소요사건이 일어나고 한다면 한국과 거래를 하려고 하지않고 한국에 오지않고 또 한국을 외면하게 됩니다.
그와 같이 광주의 사태가 우리의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헌법개정이 빨리 이루어진다고 할 것 같으면, 국회안과 정부안이 일치되는 것이 빨리 이루어진다고 할 것 같으면 가급적 조속한 시일안에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게 될 것이고 기타 여러가지 정치발전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국민들께 부탁드리는 말씀은 광주사태에 대한 유언비어, 여러가지 근거가 없는 유언비어가 지금 여기저기서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러한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가지 점으로 봐서 저는 광주사태는 불원간 호전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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