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 선거로 또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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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불교 조계종은·내분수습을 위한 새 집행부 구성과정에서 종정 및 종회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개운사 측과 조계사 측이 또다시 심각한 대립을 벌임으로써 화합종단의 출범이 벽에 부닥친 채 지연되고 있다.
대립의 발단은 지난달 26, 27일 새로 구성, 개원 된 제6대 종회에서 총무원장과 종회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양측이 구원의 감정을 씻지 못한 채 첨예한 표 대결을 벌여 개운사 측이 총무원장, 종회정· 부의장 등을 모두 독점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이어 실시 된 종정추대로 양측이 각각 이성철스님 (해인사방장)과 최월산스님 (불국사주지)을 내세워 두 차례에 걸친 표 대결을 벌였으나 아무도 과반수 득표를 못함으로써 끝내 실패하고 오는 7일 속개되는 종회로 미루고 말았다.
표 대결에서 완패한 조계사 측은 지난달 27일 서울 봉화사에서 오녹원·서의현· 김혜정· 배송원 스님 등 자파종회의원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운사 측의 독주를 비판하고 종회부의장 선거 때 한 투표용지에 2명을 동시 기표한 것은 불법· 부당하며 최소한 부의장1석은 반대측에 양보하는 일반 정치도의도 무시했다고 공박했다.
그래서 지난달 28일 송월주 총무원장 등 새 집행부가 조계사불교화관을 접수하러 들어갔으나 조계사 측의 강력한 제지에 부닥쳐 실패하고 말았다. 조계사 측은 종정추대가 끝나 종만이 완전 정상화될 때까지는 사무인계를 절대 해줄 수 없다고 버티고있다.
조계사 측은 송월주 총무원장이 지난달29일 문공부에 대표권자 등록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종정인준절차도 밟지 않은 채 조급히 서두른다고 비난했다.
총무원장에 오연원스님, 종회의장단에 배송원·서의현·김천장스님을 밀다가 완패한 조계사 측의 강력한 반발로 양측은 대화의 「루트」마저 단절된 상태다.
현재 종정추대문제도 소구산스님 (송광사조실) 등 제3의 인물을 추대해보자는 움직임이 산발적인 막후절충을 통해 거론되고는 있지만 개운사 측과 조계사 측의 공식대화가 두절된 채 진통을 겪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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