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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이기려면 조금쯤은 바보가 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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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나가자면 「스트레스」는 필연적으로 생기게 마련이고 또 이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 되고있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업무를 취급하는 사람이라도 업무에 대한 만족도에 따라 「스트레스」차가 생기며 개인의 체질에 의해서도 발병 여부가 결정된다. 그래서 「버클리」대학의 「라자러스」박사 같은 이는 『스트레스」를 이기고 건강하게 살려면 조금쯤 바보가 되라』는 권고를 하고있다.
「스트레스」가 내분비·신경·면역계통에 영향을 끼쳐 결국은 병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경과를 거쳐 발병하는지는 확실히 구명되지 않고 있다.
l930년대의 학자들은 쥐가 추위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여러 차례 「쇼크」를 받는 등 「스트레스」가 쌓이면 위궤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쥐가 장안에 갇혀 집단으로 사육되거나 사람 손에 의해 취급되는 것만으로도 위궤양이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다. 「스트레스」가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마운트·시나이」의료 「센터」의 「스타인」박사는 억압을 자주 받는 쥐들은 침입한 세균과 싸워 질병을 막아내는 T임파구의 생산이 줄어드는 것을 밝혀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남편과 사별한지 얼마 안 되는 여성들에게는 T임파구 생산이 줄어드는 것을 알아냈다.
고혈압과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있다. 사람이 불쾌한 자극을 받았을 때 우리들의 신체는 이 자극을 잊기 위해 얼마동안 두뇌를 마비시키는 자동적인 마취 기능을 발휘한다.
자동마취의 방법은 혈압을 갑자기 올리는 것으로 동맥벽에 있는 「바트」수용체가 열쇠를 쥐고있다. 불쾌한 자극이 있으면 「바트」수용체는 자동적으로 심장에 신호를 보내 혈압을 올리는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자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고혈압환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업무에 대한 보람도 신체적인 질환에 영향을 준다.
최근의 조사를 보면 같은 업무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도 권한보다는 책임이 많은 중간관리 층의 직장인들이 최고경영자 층에 비해 40%나 많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또 중간관리 층 이하의 직장인들은 「스트레스」해소를 위해 자기기만이나 체념· 약물복용의 방법을 택하고있다고 설명했다.
3년 동안 4백16명의 항공 관제사에 대해 연구를 계속해 온 「텍사스」대학 「로즌」박사의 결론도 업무에 대한 태도에 따라 발병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어두운 방안에서 온 신경을 집중해 비행기의 항로를 결정해주는 항공 관제사들은 복잡한 성황이 벌어지면 순간적으로 50정도의 혈압상승을 가져온다.
1백20정도의 최고 혈압인 관제사는 상황이 발생하면 1백7O정도로 혈압이 뛰어오른다.
이런 업무의 연속 속에 사는 관제사들의 건강을 조사해 본 결과 이들은 전반적으로 정상인들보다 오히려 더 건강했다. 다만 항공 관제업무에 회의를 느끼는 관제사들에게서만 여러 가지 질병이 「체크」되었을 뿐이다.
사회적인 소외감도 발병과 깊은 함수관계를 갖고있다.
이혼한 사람들같이 가정적인 연대감이 끊긴 사람들에게서는 심장마비·심장병 등이 많이 발견되며 어떤 때는 폐결핵 같은 병에 걸리는 일이 흔하다. 「메릴랜드」대학의 「린치」박사는 흑인사회에서 고혈압 발생빈도가 높은 이유도 유전적인 영향이 아니라 흑인사회의 소외감 불만 등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전부 과학적으로 실명되어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주는 피해가 결코 적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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