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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아쉬운 효도관광|경로는 뒷전 돈벌이 급급|안내양없이 푸대접|구경은 제대로 못하고|버스서 새우잠 자기도|의료진 동승안해 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효도관광」으로 노인들이 고달픔을 겪고있다. 봄철 관광「시즌」을 맞아 여행사들은 「효도관광」이란 이름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관광여행을 주선하고있으나 무리한 여정에 안내원없이 보내거나 여관예약도 제대로 안해 모처럼 나들이길에 나섰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어 「효드관광」을 제대로 실시해야 할것이라고 노인들은 말하고있다.
지난18일 제주도에 가기위해 부산에 갔던 경북영주시가흥2리 안정순할머니(62) 등 36명의 할머니들은 부산지방에 몰아친 강풍때문에 제주행 선박편이 끊긴데다 관광회사에서 따라온 안내원마저 대구로 돌아가버려 여관방에서 나흘간 무료하게 지내다 되돌아갔다.
할머니들은 21일 대구로 돌아가기위해 새마을호 기차표를 샀으나 사상∼귀포간 황산열차전복사고로 귀포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놓쳐 경찰의 도움으로 겨우 다음열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이럴수가있느냐』며 무책임한 관광회사를 단속해달라고 말했다.
지난11일 포항지역 산업시찰 관광을 하러 갔던 부산시용호2동19통2반 노인관광단 41명은 B관광에서 포항제철등 산업체에 사전협조공문을 내지 않았기때문에 산업시찰도 못하고 7시간동안 「버스」속에 갇혀있다가 되돌아갔다.
대부분 관광회사들은 10∼20% 할인해주고있는 노인관광의 요금이 싸다는 이유로 여행기간을 1박2일또는 2박3일로 짧게하고 관광지 숙박시실도 하류여관을 잡거나 3평남짓한 방에 10여명씩 투숙시켜 노인들에게 새우잠을 자게하고 있다.
더구나「효도관광」의 경우 요금할인외에 구급약을「버스」안에 비치하고 간호원까지 동승시키도록 시·도가 운수업체에 지시하고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노인관광객에 대한 국립공원측의 무성의도 노인들에게 불쾌감을 주고있다.
국립공원 속리산의 경우 65세이상의 노인들에게는 단체·개인을 막론하고 무료입장혜택을 주도록 돼있으나 주민등륵증이 없는 노인들은 단체할인요금(4백20원)을 내고있어 노인우대는 말뿐이다.
경주의 경우 3월부터 전국각지에서 「효도관광」 명목으로 하루에도 1천∼2천명씩 찾아오고 있으나 적은경비와 바쁜 일정에 매여 불국사와 석굴암등지만 관람시킨후 좁은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되돌아가고있다.
「효도관광」여행객들은 대부분 연령이 60세이상이어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데도 다음일정에 밀려 휴식을 취하지 못해 피로에지친 노인들은 아예 관광여행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예도 많다.
낭패한 표정의 할머니들. 효도관광에 나섰던 할머니들은 관광회사의 무성의로 부산에서 4일간 방황, 쌈지돈마저 다써버렸다. <21일하오 부산역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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