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설 싸고 가벼운 「조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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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6일 국회 간부들을 위해 베푼 만찬에서 최규하 대통령은 민관식 국회의장 직무 대리·신현확 총리·고흥문 부의장, 김용호 공화·황낙주 신민·이해원 유정 총무와 「헤드·테이블」에 앉아 중국 음식을 들며 국내외 문제 전반에 걸쳐 3시간 가량 환담.
이 자리에서 최 대통령은 『어려운 국내 사정에 맞춰 특별 담화를 했는데 국민들이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는 소감을 피력.
고 부의장이 『정치 일정을 정확히 몇시 몇분에 출발해 몇시에 도착하겠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시경 대구에 도착한다는 정도는 밝힐 수 있지 않는가』고 질문한데 대해 최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대로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도 『몇분 몇초까지 밝힌다는 것은 무리』라고 거듭 강조.
항간에 정부 주도의 신당설이 돈다는 황 신민당 총무 말에 최 대통령은 『근거도 없는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신 총리도 『한때 나도 구설수에 올랐지만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오히려 귀당 측에서 신당설이 나오더라』고 역습했다.
이에 대해 황 총무는 『천부당 만부당한 얘기』라고 펄쩍뛰며 『국민이 야당의 신당은 용납지 않을 것이고 별 볼일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
『이런 자리를 한달에 두번 정도 갖는게 좋겠다』는 민 의장 대리의 말에 최 대통령은 『나는 월 1회 정도를 생각했는데…』하며 웃었다.
곁에 있던 신 총리는 『지난번 총리공관으로 이사한 후 국회 개헌 특위 여야 의원들을 초청했더니 거절을 했다』며 『남북 대화도 하는데 식사 정도를 굳이 사양할 이유라도 있는지 섭섭하다』고 했다.
신 총리는 또 『한가지 해명할 것이 있다』며 『대통령 유세 금지로 정부가 벙어리 선거를 하겠다는 뜻은 없고 단지 지난번 개헌 심의위에서 어민 대표가 TV나 「라디오」로 선거 운동을 하도록 하자는 사견을 낸게 와전 됐다』고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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