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발견장소 나타난 의문의 남성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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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11시쯤 전남 순천시 서면사무소 김윤자 면장이 유병언 시신을 처음 발견한 박윤석(77)씨를 발견 장소로 찾아왔다. 이른 새벽부터 취재진과 경찰들이 찾아와 박씨가 끼니를 거르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박씨를 챙기러 온 것이었다.

박씨가 김 면장과 함께 자리를 뜨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2명이 따라붙었다. 이들은 시신 발견 지점에서 도로변까지 10분여 동안 쫓아오며 박씨에게 “똑바로 해야 해! 다 거짓말이야!”란 말을 반복해 외쳤다. 박씨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이상한 말을 하길래 무시했는데 계속 따라오더라”고 말했다. 김 면장이 신원을 밝히라고 하자 이들은 “이 지역 주민”이라고 답했다. 김 면장이 “이 마을 사람들을 다 알고있는데 당신들은 처음본다. 도대체 누구냐”고 묻자 “우린 시민이다. 정의로운 시민으로서 따라 나섰다”고 말했다. 식사를 하러가야하니 따라오지 말라고 하자 “박씨를 우리가 데리고 가겠다. 식사도 대접하고 음료수도 사겠다”고 나섰다. 면사무소 직원들이 막아선 뒤에야 이들은 따라오기를 멈췄다.

이들은 이날 이른 새벽 시신 발견 현장에 나타났다. 취재진과 경찰들을 향해서도 “똑바로 취재해라. 경찰도 똑바로 해라. 정말 유병언이 맞느냐. 거짓말 아니냐”고 소리치며 밤새 이 곳에 머물렀다. 이들을 지켜본 주민A(77ㆍ남)씨는 “이른 새벽부터 반나절을 있다 갔으니 인근 사람 아니겠느냐”며 “순천 시내와 송치재 일대에 구원파가 많이 거주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B(75ㆍ여)씨는 “구원파들이 들을까봐 말조심해야할 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송치재 인근에 거주하는 구원파 신도 C씨는 “주변 신도중에 시신 발견지점을 간 사람이 있단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유병언 회장의 시신 옆에서 발견된 유류품은 1,2. 구원파 계열사 ㈜한국제약의 건강보조제 ‘ASA 스쿠알렌’과 2003년 2월에 생산된 보해골드 소주를 포함한 소주 2병, 3. 비상식량으로 쓰였을 콩 20알, 4 흰 운동화(왼쪽)와 유씨가 2009년 발간한 옥중 자서전 ‘꿈 같은 사랑’이란 글이 적힌 회색 천가방, 5. 점퍼 안주머니에서 발견된 비료포대 등이다. 비료는 ㈜협화의 유기질비료 ‘유기왕’이다. 협화 측 관계자는 “2013년 제품 같다”며 “화학비료가 아닌 유기질 비료여서 상당한 양을 먹어야 죽는다. 비료를 먹고 자살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살 용도가 아니라면 물건을 담거나 이불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유씨는 양복 브랜드로 유명한 이탈리아 ‘로로피아나’의 검은색 겨울점퍼를 착용하고 있었다. 남록지 인턴기자, [사진 순천경찰서]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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