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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금종영씨 작품전|판화·유화 에스키스등 20여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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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영씨의 작품전은 조각가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초대 「케이스」다. 조각 96점 외에 만학·유학·「에스키스」등 20여점을 곁들여 놓아 그의 전모를 보여주는 대전에 속한다.
거의가 작가 소장품으로 돼 잇는 이들 작품은 6·25동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출품된 셈인데 워낙 과작하는 편이어서 그의 전작이라고 할까. 그는 「전사학생기념탑」「3·1운동 기녑탑」등을 제작한 바 있지만 그런 기념조각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한때의 시류에 빠지지않고 오직 작품에만 열중해 왔다.
금년 65세의 노교수는 조각계에서 누구보다도 조용하게 제작생활을 해온 순수한 작가다. 우리나라 근대조각의 한 선구자로서 서울대미대학장까지 역임했음에도 스스로 그의 명성을 번거롭게 하지 않았다. 그에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소품에 그쳤다는 점이겠으나 교육자로서는 후진에게 감명이 큰 선명한 작가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곁눈질하지 않는 그의 생활의 자제가 그러하듯이 작품에 있어서도 단정하고 티없이 맑다. 흔히 「순수조형」이란 말로 표현되는 그의 작품세계는 그것이 구상적이든 추상적 입체든 지극히 단순하게 「이미지」의 직관을 전해주고 있다.
그는 「데생」에 있어 속임수를 거부하며 구조적인 조형성을 주요시하며「이미지」의 구현이라는 내적 질서를 개개 작품에 요구한다. 그의 이러한 정도로는 지론일 뿐 아니라 작품에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
경남 창원태생으로 동경미술학교 출신이며 현재 예술원회원. 연로해지면서 새삼 그의 명성에 윤기를 더해가는 작가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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