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의 철학자들간에 유신론 부활「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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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독일「가톨릭」신학자「한스·큉」교수의「로마」교황의 절대권위 부정으로 야기된 신학논쟁이 최근 구미각국에서 유·무신론의 공방과 함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신론과 무신론을 각기 옹호하는 신학자들의 저서출간「붐」을 비롯, 신의 존재인식에 대한 갖가지 종교철학 논쟁들이 한참이다.
「마르크스」「프로이트」「니체」「다윈」의 강렬한 무신론자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신의 죽음」을 선고하면서 신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완전한 무신론의 승리는 아직까지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20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사상과 신학논쟁의 조용한 혁명이 일면서 신의 존재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이 같은 오늘의「신의 부활」은 신학자들이나 신자들 사이에서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전혀 용납지 않고 신의 전지전능을 부정해온 철학자들과 지성인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제 신의 존재에 대한 가능성은 철학자들 사이에서 더욱 인정을 받고있으며 자주 논의되고 있다.
이 같은 변혁은 특히 엄격한 경험주의가 지배해온 영·미 철학계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몬트리올」「맥길」대학의 신학교수인「더글러스·홀」박사는『비종교적 도덕론도 실험결과 공산주의 체제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나 다같이 인간의 영혼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입증됐고 역사발전의 의미를 의심하게 될 때 인간은 무신론에 경외감을 느끼고 종교에 귀의하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한스·큉」교수의 최근작으로 지금 독일에서「베스트셀러」인『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책의 영어번역만이 오는 9월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큉」교수도 그의 저서에서 신의 존재를 인정했고『비록 비신자일지라도 부정한 세계는 도덕과 종교문제를 제기하게 마련이라는 것을 알고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재 일고 있는 신의 존재부활에서 가장 큰 쟁점은 아직도 신을 유일한 인격적 창조의 실체로 보는 정통적인 신에 대한 정의를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새로운 것을 찾자면 그같은 전통적인 신의 개념규정을 일신하고 고무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뿐이다.
시의 존재를 인정하는데 동원되고있는 철학적 접근방법들은 대체로「큉」교수의 도덕론적 증명을 비롯, 미「미시간」신학대「앨빈·플란팅가」교수의 정신론·경험론·신학·본체론·우주론 등이 원용되고 있다. <미「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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