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가 만든 「메트로폴리탄·클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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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한부 생명을 살고있는 심장질환 환자들이 매월 한번씩 모여「새생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이 이색모임은 부산 「메리놀」병원에 있는 「메트로폴리탄·클럽」.
회원은 심장판막증 환자를 비롯, 40여 종류가 넘는 각종 심장질환자들. 생후 3∼6개월짜리 갓난아기로부터 29세의 청년에 이르기까지 병명 못지 않게 연령폭도 넓다.
이 모임은 74년「메리놀」병원 부속 지산보건전문대 교수「김·미카엘라」수녀(45)가 심장판막증으로 죽음직전에 있던 홍종우군(당시5세) 등 어린이 2명을 미국 「미니애폴리스」시에 있는 「메트로폴리탄」병원에 보내 무료수술을 주선한 것이 계기가 돼 이뤄졌다.
심장질환자들은 수술을 받아 심장기능을 회복시켜야하는데드 수술비가 엄청나게 비싸고(5백만∼1천만원)74년 당시에는 국내에서 수술할수도 없었다.
「미카엘라」수녀는 홍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펴 미국행 왕복비행기표를 구입하기도했다.
현재 회원은 모두 1백81명. 매달 모임에서는 수술받은 환자들의 경과보고, 수술예정자선정, 신규회원에 대한 정밀검사추진 등 심장질환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위로한다.
『생명을 구하자』는 착한 마음들이 모였기 때문에 모두가 한가족 같다고「미카엘라」수녀는 모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모임에서는 국내외 의료기관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환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수술받도록 주선하고 국내에서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메트로폴리탄」병원에 보내 수술을 받게하고있다.
지난해부터 연세대부속「세브란스」병원에서는 매년 5명씩을 선정, 거의 무료로 수술받을수 있도록 특전을 주고 있는데 그동안 미국에 건너가 무료수술을 받은 회원도 30명이나 된다.
「미카엘라」수녀는 이들을 위한 진료기구 설치나 재정적 뒷받침이 국가적 차원에서 시급히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하면서 오랜 투병기간때문에 잃어버린 교육의 기회도 아울러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수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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