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화 군재 변호인반대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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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하오4시35분 속개)
▲김재규와는 동향인가.
-아니다. 그는 선산이고 나는 김릉이다. 단지 도가 같다는 것뿐이다.
▲김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가 군대 선배여서 감정적으로 나쁘게 생각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성격이 오만하여 구태여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는 굽실거리지 않으면 싫어했다.
▲피고인이 총장으로 영전하는데 김의 도움이 큰 것처럼 김이 말하는데.
-언젠가 정보부 감찰실장이 「골프」장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총장이 된 뒤 김에게 신임인사를 가게 된 경위는.
-비서실의「스케줄」에 따라 의례적으로 갔다. 김 이외에도 대법원장 등 중요인사에게 인사 다녔다.
▲피고인과 차 사이는 좋지 않았다는데
-나는 그런 사람을 안좋아한다. 「대통령 경호휘장」이라고 하며 그가 주길래 달고 다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통령이 준 것이 아니고 그가 만들어 준 것이어서 떼어버렸더니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피고인이 궁정동에서 들은 총소리는.
-5∼6발로 기억한다.
▲청와대주변에서 오인사격·공포 등 총격사고가 났을 경우 총장이 해야할 일은.
-없다.
▲김이 피고인이 있던 방에 돌아왔을 때 맨발이었다는데, 보았는가.
-어차피 실내인데 맨발에 무슨 관심이 있겠는가.
▲김이 서둘러 피고인을 차에 태운 뒤 피고인은 그 차가 청와대로 갈 것으로 생각했다는데 왜 그랬는가.
-순간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부마사태 이후 밤에 갑자기 청와대에 불려간 일이 있어 그랬다.
▲차안에서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서거했다고 생각했는가.
-만찬자리에서 무엇이 잘못되어 일어난 것으로 생각했다.
▲「벙커」에서 총장이 육성으로 군부대 이동을 직접 명령한 이유는.
-갑자기 그런 명령을 내리려면 육성이어야 가능하다.
▲수경사 병력이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뒤에 병력출동을 중지한 이유는.
-국민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전국계엄이 아니고 일부계엄으로 한 것은 피고인이 국무회의의 통제를 받지 않기 위해서 제의했다는데.
-아니다. 노장관이 제의했는데 나는 이론이 없어 가만히 있었다.
▲김규원으로부터 김이 범인이라는 말을 장관과 함께 듣고 장관이 체포지시 했는가.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다. 그러나 같이 앉아 들었기 때문에 명령받은 것으로 생각했다.
▲헌병감에게 빨리 안잡는다고 독촉했는가.
-그렇다.
▲당시 피고인이 취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능력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10·26이후 모든 것을 법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는데.
-그렇다.
▲10·26후 김과 피고인의 관련설이 나돈 것을 알았는가.
-알았다.
▲김의 공판을 공개로 하라고 피고인이 강력히 지시했는가.
-그렇다.
▲보도통제도 최소로 줄이라고 했다는데.
-그렇다.
▲모장군을 경미한 처벌로 끝낸 이유는.
-그의 조처가 결과적으로 볼 때 10·26사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군 경력을 참작, 그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였다
▲정국이 안정된 뒤 사임할 생각이 있었나.
-오래할 생각도 없었고 그렇다고 스스로 물러날 생각도 없었다.
▲어쨌든 피고인이 김에게 한때나마 이용당했다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오5시37분 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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