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벌·남대의 근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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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산림훼손은 못내 막을 수 없는 것인가.
해마다 산림피해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자연보호가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산림청 집계를 보면, 작년 중 도벌·남벌·무허가벌채 등 인위적인 산림훼손이 5천 37만 1천6백11정보에 이르러 1억 6천 여만 윈의 피해액을 기록했으며 거기에 각종 산림병충해로인한 것까지 합치면 피해면적은 51만 정보에 달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러한 산림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에 도·남벌의 단속과 봄철 산불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애림이나 자연보호는 감독기관의 철저한 단속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국민적인 의식이 일도록 가능한 뒷받침을 해야만 실현될 수 있는 사업이다.
지난 겨울철부터 단속의 눈이 소홀한 것을 틈타 전국적으로 도·남벌이 성행하고 있으며 일부지방에선 땔나무시장까지 서고 있다는 현상은 이미 구문이 되고 있다.
기름 값이 오른 데다 연탄 공급 사정마저 여의치 않기 때문에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는데 따른 현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림의 황폐를 막자면 단속도 허점이 있어서는 안되겠으며 또 근본적으로는 농가의 연료 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행정력을 동원해야한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우리는 3O여 년 전부터 해마다 직목기문을 정하고 애림사상을 고취해 왔지마는 아직도 산림은 무성하지 않고 수원은 넉넉지 못한 채로 있다.
나무는 심었으되 가꾸는데는 등한했고, 묘목은 나누어주었으되 경제성 있는 수종을 개발하는데는 게을렀던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나무가 자라기도 전에 갈라내는 여러 가지 벌채행위가 가담하여 국토선화를 무색하게 하고있다.
이는 모두 국토를 아끼고 살찌게 하려는 긴 눈을 갖지 않고 있는데서 오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알다시피 푸른 산은 풍수해를 줄여주고 수자원을 풍부하게 하며 목재·식량의 공급원이 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염된 환경에서 우리를 감싸주며 정서를 순화시켜 주는 큰 몫을 해내기도 한다.
한나라 국민의 생활·의식수준을 알자면 그 나라 산을 보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산은 어떤가.
그 동안 애써 땀흘린 보람이 있어 만족치는 않지만, 그런 대로 푸른 옷을 입어 가고 있다.
그래서 좀더 참고 기다리면 산과 나무가 제구실을 할 수 있는 터에 도·남벌이 횡행하고 조그만 부주의로 산불을 내고 있지 않은가.
당장 눈앞의 사욕에 쫓겨 온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또 몇십 년 기다려야하는 멍에를 지을 수는 절대로 없는 것이다.
관계당국은 단속의 강화와 연료수급의 원활에 전력을 기울여 산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전국의 산 주는 사심을 뗘나 산을 내 몸 같이 돌보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나무를 보배처럼 소중하게 다루는 애림가가 되어야한다. 산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 제 모습을 되찾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우리는 겪어오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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