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부터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라는 교훈을 자주 들었다. 우리가 자랄 때는 나라 전체가 넉넉하지 못해 배고픈 이웃도, 걸인도 많던 시절이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져 집안이 기울었을 때에도 부모님은 변함없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만이 돈을 벌 자격이 있다. 사회를 통해 번 것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네가 잘 살고 싶으면 그만큼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부모님은 가끔 나를 고아원에 데려갔는데 그 아이들에게 사탕과 과자를 나한테 사준 것보다 더욱 풍성하게 주셨던 기억이 난다. 나는 물론 그 시절에는 부모님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은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다. 중국집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일이었다. 첫 월급을 타서 어머님께 드렸더니 일부를 떼어 건네며 과자와 사탕.빵 등을 사오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를 데리고 보육원에 가셨다.
어머니는 수고해 번 돈의 일부를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위해 쓰라는 가르침과 함께 그 일을 한 뒤의 벅찬 감동을 스스로 느끼도록 실천으로 가르쳤다.
그리고 반드시 물질만으로 남을 돕는 것도, 부자만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즉 정성만 있으면 작은 일로도 어려운 이웃과 사회에 보탬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셨다.
이런 가르침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 나와 가족은 물론 회사와 동료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우리 회사는 새 매장을 열 때마다 반드시 이웃 사회단체를 돕는 행사를 기획한다.
아울러 여러 사회복지기관과 병원.보육원 등을 찾아 다니며 물질뿐만 아니라 음식, 직원들의 봉사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돕는 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부모님이 가르친 대로 이런 행사에는 반드시 내 아이들도 참석시킨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준 뒤 어떻게 썼는지를 점검하면서 아이들이 용돈의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같은 데 냈는지 묻는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TV방송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집하면 으레 '아빠, 우리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라고 먼저 묻는다.
내가 부모님에게 받은 가르침은 '베푼 만큼 잘 살게 된다'는 상당히 철학적인 교훈인데,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물론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