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반갑습니다"|4년 8개월 만에 남부대표들 따뜻한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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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판문점=김원태기자】『안녕하십니까』『반갑습니다』-. 4년 8개월만의 남북대좌였다. 영하17도의 혹한인데도 남북한 대표들이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한 회담장의 분위기는 따스했다. 남북총리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실무대표 접촉이 6일 상오 10시 판문점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서 양측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신임장을 교환하고 11분 동안 인사말을 나눴다. 75년5월30일 조절위 부위원장회의가 무기 연기된 이후 것 남북의 공식대좌였다.
이날 상오 10시정각 북쪽 문으로 현준극 북한측수석대표를 선두로 임춘길·백준혁대표가 차례로 입장한데 이어 한국대표단은 김영주수석대표를 선두로 정종직·이동복대표의 순서로 입장, 회담「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자리를 잡았다.
양측 대표단은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악수를 교환, 김영주수석대표가 북한측 현수석대표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현수석대표도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했다.
다른 대표들도 서로 『반갑습니다』『어떻게 지내셨읍니까』라고 인사.
인사가 끝난뒤 양측대표들은 시종 미소를 떤 얼굴로 대차재개를 반기는 인사말을 약11분동안 교환.
북한측 실무대표 3명 가운데 백준혁은 작년 2, 3월의 남북한변칙대좌 때 대표로 나온바 있는데 기자들이 백에게 『백선생은 남북대학가 전공인 모양이지요』라고 말을 걸자 백은 『민족의 염원을 물풀 위한 남북대화에 전공이 마로 있겠읍니까』라고 받았다.
인사말에 이어 상오 10시11분부터 회담에 들어가 서울측 김영주수석대표가 남북대화에 관한 기본입장을 천명한뒤 10시35분 현준극은『남한측의 구체안이 있으면 제시하시오』라고 했다가 『우리가 먼저 말할까요』라는등 연극을 부렸다. 김대표가『그럼 우리가 먼저 하지요』라고 말하자 현은『그렇게 하시오』라면서 『민주주의적으로 잘돼갑니다』라고 했다.
우리측이 남북직통전학재개문제를 북한측에 제의하자 북한측은 처음엔 우물우물하다가 수행원이 건네준「메모」쪽지를 받아 보고는 갑자기 활기에 넘치면서 『협의해 봅시다. 임춘길대표를 실무협의 대표로 내보내셨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북한측 현대표는 이어『우리에게 오순도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봅시다』면서『처음부터 잘 돼가는 것을 보니 남북대화가 잘풀려 나갈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날 북한측 대표들은 여러차례「오순도순」이란 말을 썼다.
첫 접촉은 상오 11시10분께 북한측 현준극이『그만하는 것이 어떻습니까』라고 하자 우리측 김영주수석대표가 『쌍방의 견해차이가 있는 만큼 다음기회에 다시 만나 협의합시다』고 말을 받으면서 끝나 쌍방대표가 웃으면서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양측대표가 대좌한 회담장 중앙에는 각각 수석대표가 자리잡고 우리측 김수석대표 오른쪽에는 이동복대표가 북한의 백준혁과 마주앉았으며 왼쪽에는 정종직대표가 북한의 임춘길과 마주했다. 대표석 뒤쪽에는 두명의 수행원들이 각각 자리잡았다.
녹색「커버」가 덮인 양측대표단 탁자위에는 우리측에서 거북선 담배, 북한측에서「영광」「여과」담배를 내놓았고 탁자중앙에는 여섯개의「마이크」가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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