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부담 얼마나 느나|「1·28」 석유·전기료 인상… 문답으로 풀어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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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불과 6개월 전에 기름값을 59%나 올렸는데 또다시 59%나 대폭 올린 이유는.
-석유값이 오르리라는 것은 환율·금리인상 조치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정부는 작년 7월 유가를 59%나 대폭 올리면서 인상율이 다소 높지만 앞으로 국제원유가가 더 오를 터이니 미리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생각보다 원유가가 더 오른데다 금년 초의 환율인상까지 겹쳐 유가를 다시 대폭 올린 것이다.
◇유가가 연내에 또 오를 가능성이 있나.
-정부가 이번 유가를 59%나 올린 것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리는 김에 대폭 올러 두번 인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원유가가 대폭 오르는 사태가 나면 정부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가는 완전히 국제원유가에 달려 있다. 전혀 자율성이 없다.
◇교통요금은 어떻게 되나.
-휘발유가 가장 적게 드는 「브리사·택시」의 경우 하루 평균 40ℓ의 보통휘발유를 쓴다고 보면 하루 8천4백원의 추가부담이 생겨 한달이면 25만2천원이 더 든다.
「버스」는 경유값이 53.5% 올랐기 때문에 하루 60ℓ를 쓰는 경우 현재 6천9백60원에서 1만6백83원으로 올라 한달이면 11만1천6백90원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고속「버스」는 보통 10km당 4.5ℓ의 경유를 사용하고 있어 하루 평균 6백km를 주행하는 경우 3만1천3백20원에서 4만76원으로 올라 하루 1만6천7백56원이 더 들게 된다. 한달이면 50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을 안게 됐다.
따라서 「버스」 「택시」 고속「버스」 요금도 조만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관리비는 얼마나 오르나.
-일반「아파트」 33평의 경우 난방료와 전기료에 30∼40%의 추가부담이 생겨 현재 4만2천8백∼6만4천원인 관리비가 5만3천원∼7만9천원으로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주공「아파트」 경우는 기름재고가 많아 3월까지는 난방비 추가부담이 없고 다만 전기료만 더 물게돼 전체적으로 9∼10%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주공 16평형이 현재 3만6천원의 관리비가 3만9천7백원이 된다.
◇기름값과 전기요금이 올랐는데 연탄값은 어떻게 될까.
-전력요금 등 「에너지」값이 석탄 생산원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정도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기요금이 35.9% 올랐으니까 석탄값도 최소한 3.6%가 올라 추가로 t당 6백원의 부담을 안게 됐다.
정부는 서민연료인 연탄값을 성수기 동안에는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추가부담을 재정에서 보조할 길이 없을 경우 올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증권시장은 어떻게 되나.
-충격을 받아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그 인상폭이 커 증시불안이 상당히 길게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금리의 대폭인상에다 이번 유가인상까지 겹쳤으니 증시는 연타를 당한 셈이어서 여기서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할 것이다.
◇건축자재값 앙등과 부동산 경기는.
-유류 가격인상이 발표되기 전부터 건축자재 특히 「시멘트」는 인상에 대비, 판매를 기피함으로써 불경기 속에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번 유류 및 전기료 인상으로 유류 다소비 업종인 철강 25.4%, 「시멘트」가 18.1%, 유리가 18.2%, 기와 벽돌 등이 9.0%의 인상요인을 안고 있어 건축자재는 전반적으로 20% 정도의 가격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다. 물가가 오르게 되면 환물심리가 일어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띨 전망도 있다.
◇자가용 자동차엔 기름값이 얼마나 더 드나.
-소형자가용은 보통 ℓ당 12km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50km를 달리는 것으로 볼때 한달에 필요한 기름은 1백25ℓ가 된다. 보통휘발유를 쓸 때는 이제까지 4만6천2백원 들던 것이 7만2천5백원으로 늘어나고 고급휘발유를 쓸 경우는 5만3천원에서 8만5천5백원으로 그 부담이 늘어난다.
중형차는 ℓ당 평균 9km을 달리는 것으로 돼 있어 하루 주행거리를 50km로 잡았을 경우 한달이면 1백67ℓ의 기름이 든다. 소형차에 비해 30%쯤 기름이 더 드는 셈이다.
보통휘발유를 쓰면 종전엔 6만1천8백원 들던 것이 9만6천9백원으로, 고급휘발유를 쓰는 경우는 7만2천원에서 11만6천원으로 그 부담이 늘어난다.
◇단독주택의 경우 연료비는 얼마나 더 드나.
-대부분 경유를 쓰고 있는 기름「보일러」의 경우 월 5「드럼」을 쓸 경우 현재의 11만6천원에서 월 6만2천원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석유「스토브」(하루 3ℓ 사용기준)의 경우 약 1백83원이 하루에 더 늘어나 월 5천4백90원이 더 든다.
◇올해 물가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당초 정부는 올해 물가억제 목표를 20%로 잡았다가 환율·금리인상 조처를 하면서 27∼28%로 높였다. 그러나 기름값의 대폭인상 등으로 이 목표도 지키기 어렵게 되었다.
1차 「오일·쇼크」가 났던 74년에 도매물가는 42.1%, 소비자물가는 24.3%가 올랐는데 금년엔 오히려 이보다 더할 전망이다.
한국경제는 지금 비상사태인 것이다.
◇유가를 비롯해서 물가를 이토록 올리면 서민가계는 어떻게 되나.
-한마디로 말해 암담하다. 유가가 오르면 모든 물가가 뒤따라 오른다. 정부는 이번 유가인상으로 도매물가가 11.7%, 소비자물가가 0.2%(직접효과) 오를 요인이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것은 계산할 수 있는 파급효과이고 여기에 심적 파급효과까지 합치면 물가상승은 폭발적이 될 것이다.
이미 금년 물가는 높은 수준에서 시작했는데 여기서 다시 대폭 오르는 것이다. 더구나 실업과 불황까지 겹쳐 금년은 과거에 없던 생활고를 실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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