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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 영등포지부「푸른세대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회색「콘크리트」숲의 공장지대에서「산업의 역군」이라는 칭호와는 달리 소외된 삶을 살고있는 산업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와 인간적인 심성을 심어주자는 뜻있는 운동이 서울YMCA영등포지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있다.「푸른세대운동」이라는 이름의「캠페인」이다.
70연대초 영등포지역에 크고 작은 기업체들이 모여들어 하나의 공단을 이루자 서울Y영등포지부는 작년2월부터「푸른세대운동」을 시작했다.
『산업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축복이 진정한 우리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 주역이면서도 극도의 소외속에 있는 산업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사랑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았다』고「푸른세대운동」본부의 김동영씨는 이 운동의 동기를 이야기한다.
영등포지역의 산업현장을 찾아다니며 교양교육을 실시하는「푸른세대 직장교실」, 년1회의 산업청소년축제, 월1회의「푸른세대 대행진」등이 주요사업이며 자그마하지만 산업청소년들에게 보탬이 되는 내용으로 꾸며지는「뉴스·레터」『푸른세대』지도 발간, 구독을 원하는 기업체와 산업청소년에게 무료로 보내주고있다.
『푸른세대운동의 특징은 기업주들과의 협의아래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긍지를 갖게하고 산업체의 주인이 바로 그들이라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기업주와 산업청소년 쌍방의 노력이 합쳐져야 하기때문입니다.』
「푸른세대운동」의 최일선분야에서 뛰고있는 전임지도자 이승정양(24)은 기업체의 문을 두드릴때 노동조건개선을 위한 노조운동이나 도시산업선교회로 오인돼 외면당할 때, 또 허락하더라도 생산실적을 높이기위한 수단으로 이운동을 이용하려 할때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24시간 교대근무로, 잔업으로 밤을 새운 그들을 붙잡고 생활의 여유를 가지라고 교양과 꽃꽂이를 가르칠때 이것은 혹 배운 자, 가진 자의 사치가 아닐까하는 자기 회의도 가끔 느껴야하는 벽중의 하나라고.
『그러나 막연한 절망속에서 무언가 의욕을 찾게되고 어려운 중에도 주위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볼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이양의 말이다.
그동안「푸른세대운동」본부가 찾아간 기업체는 환성중공업·해태제과·남영「나일론」·김포교통·종근당·「페어·차일드」등.
여종업원이 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있는 회사들로서「푸른세대운동」지도자들이 애쓴 결과 지금은 자체안에「클럽」을 결성, 여러가지 취미활동과 함께 자치능력을 키우고 있다.
영등포지역의 산업청소년중 80%가 여성이라는데 착안해「푸른세대운동」이 벌이고 있는 또하나의 사업은 신부교실과 취미교실의 운영이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배우지못한 생활인으로서의 자세를 가르침으로써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취미교실은 꽃꽂이·수예·「아프간」·매듭등을 3개월「코스」로 강의하는데 수강료는 월1천원씩을 받고있다.
한편 서울YMCA영등포지부는 이「푸른세대운동」을 앞으로 구로공단과 반월공업단지에도 확대할 생각으로 본부 임원을 주말마다 현지에 파견, 준비중에 있다. <이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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