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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노바티스 '눈물'로 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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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구글이 올해 1월 공개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 시제품. 당뇨병 환자가 이 렌즈를 착용하면 눈물에서 채취한 포도당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사진 구글]

5년 내에 당뇨병 환자들은 채혈 바늘 대신 콘택트 렌즈로 혈당을 잴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과 세계 2위의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15일 “당뇨 환자의 눈물로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바티스의 안과부문 자회사 알콘이 구글의 기술을 활용해 상품화를 추진한다. 노바티스 조 히메네스 최고경영자(CEO)는 “5년내 상용화된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구글이 올해 1월 시제품으로 공개한 스마트 콘텍트 렌즈는 눈물을 활용해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웨어러블’(입는) 진단기기다. 핵심은 최첨단 IT 부품을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게 만드는 소형화 기술이다. 두 겹으로 된 얇은 소프트 렌즈 막 사이에 초소형 무선 칩과 머리카락보다 더 얇은 안테나, 혈당 측정 센서가 삽입됐다. 1초 단위로 측정된 혈당 수치가 환자 본인과 의료진의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하루 두세 번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체크하는 현재의 방식보다 간편하다.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혈당 급변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노바티스 히메네스 CEO 는 또 “스마트렌즈에 원근조절·자동초점 기능을 넣을 수도 있다”라고 말해 시력 교정기능도 추가할 계획을 밝혔다. 스마트 콘택트 렌즈는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X’가 개발했다. 스마트안경인 구글글래스, 목적지까지 자동 주행하는 무인자동차, 열기구로 전세계에 인터넷망을 깔자는 프로젝트 룬(Loon)을 모두 구글X에서 총괄했다.

 이번 노바티스와 구글의 협력은 글로벌 IT기업들의 경쟁 무대가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구글은 개발자대회(I/O)에서 건강관리 기기들이 수집한 정보를 한 데 모아서 분석해주는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핏’을 공개했다. 스마트 콘택트 렌즈가 잰 혈당 수치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의 앱으로 측정한 수면·운동시간 같은 일상의 기록이 모두 구글핏에 수집돼 통합적으로 분석된다. 6월초 공개된 애플의 ‘헬스키트’, 삼성의 ‘새미’(SAMI)도 비슷한 플랫폼이다. 최근 3D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출시한 아마존도 팔짱만 끼고 있지는 않을 태세다. 구글X에서 구글글래스와 스마트 콘택트 렌즈 개발 총괄자였던 바박 파비츠가 14일 아마존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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