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소 침공이 미-중공협력 촉진|홍콩 중공문제전문가 이흡씨, 본사 이수근 특파원과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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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중공 결속이 굳어져 가는 때에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사건이 일어났다.
때마침 「브라운」 미 국방장관이 북경을 방문하여 미·중공간에 군사동맹이 이루어질지 도, 모른다는 설이 있는데 그런 시기가 올 것으로 보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소련의 팽창주의가 어떻게 진전하는가에 달려있고 또 그럴 가능성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공에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의 태도, 대만에 대한 일본의 어정쩡한 정책, 그리고 중공과 대만의 대결관계 지속 등 동「아시아」정세의 복합적 요인은 미·중공 군맹 성립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도 미·중공이 공식적인 군맹 관계를 형성하지는 않겠지만 실질적인 군사 협력관계를 이룰 것은 확실하다. 「브라운」장관이 배경에서 「아프가니스탄」사태에 미·중공이 동등한 반응(Equal Response)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한 점은 그 점을 시사한다 하겠다.
-미·중공군사협력이 미칠 영향력은?
『미·중공간의 협력은 반소 세력으로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그러나 중공군사력은 전적으로 방어용이다. 미국도 무기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방어용 군사력이다. 따라서 미·중공 협력강화는 주로 「아시아」의 안정과 세력균형에만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한국을 비롯, 미·중·일·「아세안」, 호주·대만 등이 「아시아」에서 또 단일세력권인 소련·「베트남」·「아프가니스탄」과 인도에 대항하는 일종의 동맹 내지는 공동체로 결속할 것이다. 「오오히라」(대간)일본수상이 중공을 방문했을 때 범 태평양 공동체의 결성을 타진했다. 당시 북경 측은 관심을 표명하긴 했어도 그 제의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범 태평양 공동체」시기 성숙
「아프가니스탄」사태이후 그런 형성의 시기가 성숙한 것 같은데 「유럽」 공동체(EC) 와 비슷한 공동체가 「아시아」에 결성될 경우 미·중공 군사협력과 합께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미·중공군사협력강화에 대한 소련의 예상되는 반응은?
『소련은 「브라운」장관의 북경방문을 반소 군사적 음모로 받아들이고 맹렬하게 비난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이 어떨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미·중공협력의 파장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인도 총선에서 친소경향의 「간디」 재등장으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소련이 결코 「아시아」를 포기하지 않고 강화하려들 것이라는 점은「아프가니스탄」사태로도 알 수 있듯이 소련의 지난날의 괭창 주의의 행태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아시아」정세는 소련에는 불리해지고 미·중공에는 점점 유리해지고 있다.』
-시각을 약간 돌려 미·중공이 실질적인 군사협력 관계를 가질 경우 미국이 중공에 제공할 물자나 기술은 어떤 것으로 예상하는가?
『미국이 무기를 직접 중공에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이 소련 침략군에 대항하는 「아프가니스탄·게릴라」들에게 원조할 무기를 중공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미 보수파들조차 반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공이 소련에 대항할 수 있는 국방력을 구축하도록 무기의 개발과 제조에 기술제공을 할 것은 확실하지만 그 명세서를 꼬집어 예상할 수는 없겠다.
미, 중공통해 아프간 무기지원
미국은 또 중공의 군사통신체제의 현대화를 도울 수 있을 것이며 특히 군사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예컨대 미국이 「이란」에서 상실한 대소 전자감시 체제의 신강성 설치가능성도 있다는 말인가?
『미국의 대소전자감시체제 같은 것이 중공에 설치될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거의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그럼직 하다고 보여진다.』
-반대로 중공이 미국에 제공할 수 있는 급부는 무엇인가?
『첫째, 정치적으로 중공은 미국의 깊은 이해가 걸린 「아시아」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중공만이 「아시아」에서 소련을 견제할 수 있는 강대국이기 때문인데 이점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중공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여 미국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미·중공의 결속이 일본의 재무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중공은 과거에 일본의 재무장을 경계했지만 「반소 협력전선의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최근에 호의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사태를 계기로 중공은 더욱 일본의 재무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일본이 경제대국이어서 재무장을 할 경우 반소 전선에 크게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 이외에도 일본이 과거와는 달리 군사적 모험을 할 수 있는 대내외적 여건이 거의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재무장을 하여 2차 대전 때처럼 타국을 침공할 수는 있겠지만 점령상대를 유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일본의 재무장은 자국방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어야할 것이고 미·중공이 이점에서 일본재무장에 청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한반도 정세 북괴 태도에 달려
-마지막으로 미·중공의 군사협력 강화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는가?
『일반적으로 말한다면 한국과 중공관계의 중요 장애는 북한이다. 그리고 대만도 역시 중요 장애다. 한국과 대만이 너무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의 가변성은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변신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북한이 친소노선으로 선회할 경우인데 그 때는 미·중공·한국이 반소「캠프」 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북한이 소련과 소원해지면서 친 중공 노선을 지속할 경우인데 이때는 미·중공결속이 남북한 화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내부의 정치상황의 변화가 화해의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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