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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쇄신지침 마련 중 해당자는 고하막론 엄벌|최대통령 연두기자회견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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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면에서 계속
회고와 전망
질서 있는 정치발전이 목표
작년 10월26일 고 박정희 대통령의 돌연한 사고 후 우리 국민은 충격·비탄·긴장의 연속 속에서 지내 왔다. 이 같은 돌발적 사태에 대해 정부와 국민은 냉철하게 대처하여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난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왔다.
군은 철통같은 방위태세를 견지하면서 국토방위 임무를 했고 공무원도 소임을 다한 것은 국민적 성숙을 훌륭히 입증했다.
국민 여러분에 대해 우리의 위기실상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내 책임이라고 믿는다. 격동하는 세계정세, 일순의 방심도 용납 안 되는 한반도 정세, 세계경제 등이 우리에게 가로놓인 난국의 세 가지라고 본다.
안보 면에서도 만만찮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사건으로 「아프가니스탄」사태를 들 수 있다. 소련군의 진격으로 서「아시아」주변국의 정세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석유를 중동에 의존하고있는 우리로서는 「아프가니스탄」 중동 사태를 피안의 불로 볼 수는 없다.
한편 동남아에서는 소련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월맹이 팽창 정책으로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 작년 2윌 중·월 전쟁 후 소련은 월남을 지원하고 있고 이것이 동남아정세를 매우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한반도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중·일 우호조약 체결, 미·중공수교, 중·소 대립,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이것이 미·중공 접근, 소련의 해군력 증강을 가져와 동북아 정세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이 이 같은 정세변화에 편승하고 중동·「아프가니스탄」사태로 강대국의 관심이 소홀한 틈을 이용, 최근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는 것은 한미 정보분석에 의해 밝혀졌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위장평화공세를 펴는 한편 한미관계의 이간을 책동하고 있는데 그들의 속셈은 우리의 안보를 약화하고 적화통일기반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산유국을 제외하고 석유파동으로 유가의 대폭인상, 공급사정 악화로 중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경제는 「제로」성장, 국제수지의 악화, 교역의 부진, 실업의 증대, 긴축금융, 보호무역주의 강화추세에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수출주도형을 추진해야할 우리 입장에서는 석유파동으로 인한 수지악화, 수출둔화, 성장률 저하의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문자그대로 국가적 난국에 처해있다.
10·26사태 후 새로운 정치적 상황에 관한 개혁과 향상에 대한 국민 여망에 정치적 성장의 기대로 높아가고 있다.
과거 10년의 정치발전은 다른 유사한 개발도상국에서 20년 내 걸칠만한 업적을 이루었다.
71년에 수출이 13억5천만「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79년 말에는 1백50억6천만「달러」이다.
미곡 산출도 71년은 2천7백76만 섬이었는데 근년은 4천 만섬을 상회하고 있고 농촌 전화사업도 71년은 30%, 79년 98%이상이어서 낙도·산간벽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농어촌이 전화됐다.
TV보급률도 1백 가구 당 71년은 10대이던 것이 79년은 85대이고 고등학생수가 71년은 65만 명이던 것이 79년은 1백56만7천명이며 대학생수는 71년 17만 명이었는데 79년은 34만 명으로 늘었다.
70년대를 보내고 80년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시대적 추이에 부응하면서 국헌 발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국가발전을 계속 이룩해 나가면서 사회안정과 공공안정질서를 유지해 국민생활안정과 경제안정을 바탕으로 성장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경제·사회적 성장에 상응하는 정치적 성장을 이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는 취임 후 1개월 여만에 환율·금리인상 등 중요한 경제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 해결과제임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현 정부의 임무는 국민이 우리나라의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고 건전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나는 국가시책방향을 ⓛ국가안전 보장과 국가보위공고 ②사회안정과 공공안정유지 ③국민생활안정과 경제 안정적 성장 ④착실하고 질서 있는 정치발전 등에 두었다.
이러한 일은 정부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시책에 협조해야한다.
안정기반유지는 경제발전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 기회에 요즘 정치과열이 조성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의 자제를 촉구한다. 질서가 유지되는 가운데 안정·조화를 이루어 각 분야가 균형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일방적인 주의·주장을 단결하기를 바란다.
언론에 대한 견해
언론자유 신장에 적극 노력
비상계엄 하에서의 검열은 불가피하므로 불변이 있으리라고 본다.
가능한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언론자유는 민주사회의 기본요소이지만 거기에 따른 책임이 있다.
우리는 남북한이 대처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이므로 절도 있고 책임 있는 보도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대적 변천에 맞추어 언론창달의 신장에 노력하겠으며 언론은 난국타개에 건설적인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중동·미국방문>

<한미협력 중요성 더욱 커져>
원유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동자부장관을 파견해 적극적인 외교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그 이상 「레벨」의 산유국 방문을 통해 석유의 안정확보에 노력하겠다. 한미정상회담은 작년 7월초의 공동성명에서 「카터」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을 초청했었다.
작금의 「아프가니스탄」 「이란」사태, 동남아정세추이에 비추어 안전보장·정치외교·경제협력 면에서 한미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쌍방의 준비와 절충이 필요하고 상대국의 사정도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외교의 중점>

<아세안-비동맹과 협력증진>
당면한 국제정세는 전반적으로 대단히 불안정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언제 어느 때 현재화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프가니스탄」사태·중동지역·「아프리카」·동남아의 불안정 등 소련팽창주의가 확산돼 자유세계에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어려운 국면을 잘 대처해 나가고 있으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의 평화와 안전위협에 확고한 결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올해 외교정책도 평화·선린·상호주의·안전보장·경제·문화·평화통일 기반조성 등에 두겠다.
안전보장 면에 있어서는 한미상호방위체제와의 우호협력을 강화·확대한다. 즉 전통적인 경제·군사·문학의 이해와 협조를 증진하고 위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다.
한미연합사 운영을 계속 강화한다.
일본과의 관계는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긴요하다는 인식아래 일본과의 우호·협력관계를 계속 증진시키겠다.
동남아 국가연합(ASEAN) 5개국과는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경제외교는 석유 등 자원확보와 수출증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평화통일의 기반조성을 위해 비동맹국가와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증대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에 대한 지지를 더욱 강화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와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나라라도 문호개방원칙아래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 관계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노사관계>

<노사협의회 운영을 내실화>
금년같이 세계적 경제난국에 처해서는 노사관계의 긴밀화와 상호협조가 필요 불가결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기업성장과 근로복지 증진의 균형과 조화를 기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인식하여 고용과 복지에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는 직장이 성장해야 잘 살 수 있고 국가경제도 발전한다는 것을 명심하여 책임을 다 해주기 바란다.
정부는 노동행정을 효율화하고 노조를 합리적으로 조직·운영토록 지도하며 산업 장별 노사협의회 운영을 내실화해 갈 것이다.

<석유수급>

<5, 7광구 시추에 기대 걸어>
석유사정의 전망은 밝지 못하다.
공시가격에 의한 거래는 줄어들고 현물시장 거래가 늘어나고 있으며 산유국은 자국의 경제개발 기여도에 따라 원유판매량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정부는 가능한 한 공시가격에 의한 원유확보에 힘쓰겠다.
각료급 사절단을 수시로 산유국에 파견하여 자원외교를 강화하겠다.
관민합동시찰단도 수시로 파견하여 건설분야 뿐만 아니라 공업·농업 면에서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고급기술인력을 산유국에 지원하여 경제적 유대를 강화해 나가겠다.
현재 산유국 석유관계 고위인사를 방한토록 접촉 중에 있다.
장기적으로 석유「에너지」대체산업을 개발하고 대체「에너지」의 발굴을 통해 석유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석유소비절약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 대륙붕 탐사계획은 한일양국의 협의로 작년 말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작년11월 시추위치를 찾기 위한 탐사작업이 완료돼 지금 각종자료를 전산처리 중에 있어 분석결과에 따라 시추위치가 확정될 예정이다.
아마 금년 중에 5,7광구에 각1공씩의 시추를 기대한다.

<부정축재 문제>

<사회기강의 확립에 역점>
10·26후 공무원은 아무런 동요 없이 침착하게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을 믿음직스럽게 여긴다.
공직자는 국가현실과 과제를 투철히 인식해 가일층 분발해 주기 바란다.
서정쇄신은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만족할 상태는 아니지만 착실한 성과를 거두었다.
아직도 몰지각한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해서는 마땅히 엄히 다스려 나갈 방침이다.
서정쇄신은 공무원에 대한 것 못지 않게 사회기강 확립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사정기관에서 금년도 서점쇄신지침을 마련 중에 있다.
사정장관 회의 등을 거쳐 정부방침을 결정해 처리하겠다. 현행법률을 위반해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언제라도 법에 따라 엄하게 다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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