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피고인 변호인 중복 신문에|"왜 자꾸 묻느냐····중복질문 대답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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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5일열린 제7회 공판은 이례적으로 예정보다 17분 늦은 상오 10시17분 시작됐다.
개정시간이 늦어지자 피고인들은 초조한 듯 팔짱을 끼거나 좌우를 둘러보며 개정을 기다렸다.
김재규 피고인은 면도를 하지않아 수염이 새까맣게 자랐으며 얼굴이 더욱 더 검게 보였다.
김계원 피고인은 개정전 팔짱을 끼고 앉아 지금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자세와는 달리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뒤쪽 방청석을 흘끔흘끔 보았다.
박선호 피고인은 머리를 손으로 빗어 올리며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박흥주 피고인은 지금까지와 같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피고인들은 상오 9시39분부터 9시45분 사이에 차례로 입정했다.
이보다 앞서 14일 열린 6회 공판에서 이기주 피고인은 김홍수 변호사의 보충신문때 김변호사가 확인사살 지시과정을 거듭 물어보자 "한번 말했으면 됐지 같은 것을 왜 자꾸 물어보느냐 앞으로 같은 것을 중복으로 물으면 대답하지 않겠다" 라고 재판부가 변호인을 제지하듯 말했다.
이피고인은 또 김변호사에게 "무슨 변호인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을 묻느냐" 라고 힐책해 한때 법정 안에 폭소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변호사는 "그게 아닌데…" 라고 얼버무려 방청석에서 또 한번 폭소가 나왔다.
이날 법정에서는 모든 변호인들이 보충신문에 나서 피고인들이 같은 대답을 몇 차례씩 중복, 재판부와 검찰관이 "중복 질문을 피해달라" 고 말하는 등 재판부·검찰관·피고인·보도진들이 같은 소리를 묻고 대답하고 받아쓰는데 모두 지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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