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져야 할 한국연극 해외진출 아직 삼갔으면" 8O년대 한국연극전망「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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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이진정)는 15일 문예진흥원 강당에서 80년대 한국연극을 전망하는 제6회「심포지엄」 을 마련했다. 엄정흠씨 (국립극장장)는 『80년대 국립극장의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초년대는 우리문화계에 있어 기븐적인 실력이 배양되었던 시기』라고 전제하고 국립극단의 지난10년간의 공연실적 (현대물 15편, 역사물 13편, 반공물3편. 번역물 9편) 이 서구연극의 수용태세, 또는 우리문화의 토착화방안에 대한 정책차원에서의 배려없이 쌓아진 것이라고 반성했다.
그러나 상업성을 배제한 고전극과 창작극등을 적지않게 공연한점은 국립극단의 공적으로 인정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장과 공연기관이라는 두가지 기능을 갖고있는 국립극장이 가져야 할 80년대의 자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향을 제시, 관심을 모았다.
첫째는「전문학와 기획적운영」으로 현재 대·소극장의 중간에 해당하는 8백여석의 중극장건립을 그 방안의 하나로 들었다. 둘째는 「창작극의 개발·육성이며 세째는「연기인 양성의 제도적 모색」으로 부설연극학교설립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외에도「무대기술의 개발」 「기획자료의 설비확충」 「문화의 균등한 배분」
「국제교류의 선도적 역할」을 국립극장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어려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대예술의 분야별 전문화와 회계제도의 개선 등으로 국립극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극작가 이근삼교수(서강대) 는 『연극의 국제교류』 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초년대 들어 외국극단의 내한 공연과 우리극단의 해외공연 등 국제교류가 잦아졌으나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고 지적, 그에 따르면 외국극단의 내한공연은 대부분 약식공연의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며 한국극단의 해외진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해외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극단은 모두 입을 모아 『외국인의 절찬을 받았다』고 선전하며 그 공연을 본적도 없는「매스컴」에서조차 성공적인 공연임을 보도하고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물론 자기것과는 다른 이질적인 내용과 표현형식을 대하고 두 가지를 비교, 반성·융합하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연극이 나오는 것이긴 하나 한국의 극단들의 실력으로는 해외진술은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그 대신 수준향상의 바탕이 되는 연극인들의 개별적 해외파견이 먼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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