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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의 화두공부 하는 법』 낸 해인사 종현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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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선방의 수좌들 사이에 비밀스럽게 전해지던 화두 공부법입니다.”

 14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종현(월간 ‘해인’ 편집장·사진) 스님이 서울로 올라왔다. 얇은 책 하나를 들고 있었다. 『성철 스님의 화두공부 하는 법』(해인사출판부). 종현 스님은 “화두 참선의 엑기스만 정리한 책”이라고 덧붙였다. 사연이 있다. 화두 참선은 논리적인 수행의 길이 없다. 그래서 ‘길 없는 길’이라고도 부른다.

 선방의 수좌들도 고민한다. 길이 없으니 표지판이라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수좌들끼리 공유하는 일종의 ‘족보’가 있다. 화두 참선법에 대한 요점정리 노트다. 주로 성철 스님이 생전에 법당이나 선방에서 했던 소참법문(小參法門·소규모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간략한 법문)을 몰래 녹음했거나 필기한 자료다. 종현 스님은 “그런 귀한 자료를 모아서 책으로 묶었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한 성철 스님의 상좌 원택 스님도 고개를 끄덕였다. “생전에 큰스님은 ‘법문 녹음해도 되겠습니까?’ 물으면 ‘그런 건 하지마!’라고 호통을 치셨다. 선방 스님들에게도 3000배를 해야만 화두를 주셨다. 답답한 마음에 사람들이 몰래 녹음한 자료가 더러 있을 것이다.” 한동안 출판 사업을 중단했던 해인사출판부가 20년 만에 출간하는 책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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