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베이스의 아이콘, 찰리 헤이든 77세로 아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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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재즈 베이시스트로 꼽히는 찰리 헤이든(사진)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77세.

 컨트리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던 헤이든은 1957년 재즈 피아니스트 폴 블레이와의 협연을 시작으로 재즈에 본격 입문했다. 59년엔 오넷 콜먼(알토 색소폰)의 역사적 명반 ‘더 셰이프 오브 재즈 투 컴’에 참여해 발군의 더블베이스 솜씨를 뽐냈다. 이후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받는 등 50년 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며 재즈 베이스의 거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97년 팻 메스니와 함께 발표한 앨범 ‘비욘드 더 미주리 스카이’는 국내에도 발매 됐다.

 헤이든은 재즈 뮤지션 중 드물게 혁명과 자유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꾸준히 발표했다. 69년 피아니스트 칼라 블레이와 함께 ‘리버레이션 뮤직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스페인 내전(1936~39) 당시의 민중음악 등을 전위적인 프리 재즈로 풀어냈다. 그는 이후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앨범도 발표했다. 중국 공산정권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에게 바치는 ‘체어맨 마오’와 체 게바라의 혁명 정신을 기리는 ‘송 포 체’라는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내한한 헤이든은 지난 5월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하려다 건강이 나빠져 출연을 취소한 바 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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