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만뻗친 일자민내분 1개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만1개월동안 계속된 자민당 파벌항쟁극은 한마디로 정치「드라머」적인 박력조차없는 이전투구였다.
『암코끼리(대평)가 포위망속에 갇혀 잠자고 있는것을 호랑이(복전)와 표범(삼목), 닭(중 증근)이 각각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그뒤에 상처입은 사자(전중)가 암코끼리를 은근히 보호하고있는 상태』가 오늘날의 자민당 실상이라는 풍자가 유행되고있다.
이번 주·비주류 싸움은 상처입은 사자의원격조종에의해 더욱 치열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후문이다.
「다나까」파로서는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다나까」전수상을 피고로하는「록히드」사건 공판은 지금「다나까」측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다나까」에 대한 동경지법 구형공판이 있을 내년 봄 또는 가을까지는 어떻게 해서든지「오오히라」를 수상지위에 있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퇴하라』,『못하겠다』는 장군멍군식 설전은 점차 감정대립으로 확대됐고 끝내는 분당도 불사한다는 극한대립으로까지 발전됐다.「다나까」의 원격조종에 정면으로 도전한 측은「미끼」전수상.
「미끼」는 수상재직시「록히드」사건규명에 앞장서 끝내「다나까」파는「미끼」수상 퇴진을 위한 거당체제구축으로 반격, 결국은「미끼」사임사태까지 몰고간 상호간의 피맺힌 원한이 있다. 그래서「오오히라」「후꾸다」가 대립한 이번 파벌항쟁은 바로『「미끼」-「다나까」대리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점도.
막바지인 5일「오오히라」-「후꾸다」최종 회담에서는『내년1월 당대회에서 총재를 개선한다』는 선에서「후꾸다」의 사퇴의사표시로 일단 타협됐으나「미끼」파와 일부 강경 소장파들의 반발로 끝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주류·비주류 대결이 결선투표에 가서도 화해될 전망이 없어지자「오오히라」측은 비장의「약속어음 작전」을 전개, 비주류와해공작에 나섰다. 일본의 각료직은 모두 20여개밖에 안되는데「오오히라」측이 투표전날 5일까지 발행한「장관자리」약속어음은 줄잡아 50장은 넘었다.
이약속을 지키려면 앞으로 적어도 3번은 개각을 해야 할 판이다. 약속어음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막바지에 들어 비주류측의 전열은 분명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후꾸다」파의「소노다」(원전직)외상과「나까소네」파의「와다나베·미찌오」(도변미지웅)씨는 끝내「후꾸다」-「나까소네」파를 배반,「오오히라」쪽으로 붙어 제명을 당하기도.
○…자민당내주·비주류대결이 분당을 각오한 극한대립으로 진전되자 주·비주류가 모두 외세를 끌어들여 내적을 친다는 전략을 채택, 야당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일본정국은 한때 아연 긴장.
주류는 자민당에서 떨어져 나간 보수진영의 친자유「클럽」과 제휴했고 비주류는 중도야당인 민사당과 막후에서 협상했으나 이는 실패로 끝났다는 설이다.
비주류-민사당제휴설은 고박정희대통령 국장에 같이 참석한「기시」(안신개)전수상과「가스카」(춘일일행)전민사당위원장의 극비의「서울회담」에서 이루어졌다는 소문. 그러나 민사당측은 수상선거전 자민당의 분당은 결코 없을 것으로 판단, 수상선거에는 전원 백지투표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자민당의 길고긴 집안싸움으로「오오히라」수상은 한국국민에게도 결례를 했다고 일본「매스컴」이 비난했다. 일본「산께이」신문은 4일자 사설에서『「오오히라」수상은 권력투쟁에 정신이 팔려 스스로 제안한 박대통령국장참석을 변경했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으로서는 외교우의상 정말 예를 벗어난 짓이다』라고비난.「요미우리」(독매)신문도 6일자 사설에서『자민당내의 파벌항쟁때문에「오오히라」수상은 박대통령의 국장참석을 포기했고, 대신 파견한「기시」(안신개)특사도 안개때문에 늦게도착, 중앙청영결식에는 참석못했다』고 점잖게 꾸짖었다. <동경=김두겸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