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줄줄이 개봉 대기 … 달아오른 여름 극장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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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개봉하는 대형 사극들. 왼쪽부터 ‘군도 :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일주일 간격을 두고 차례로 개봉한다. [중앙포토]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극장가가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올 여름은 유독 한국영화 대작이 많은데다 이에 앞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논란을 마다 않고 공격적 흥행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0일 개봉한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2’)은 당초 16일이던 개봉을 일주일쯤 앞당겨 논란을 빚었다. 배급사 측은 “심의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와 전세계 동시개봉일인 10일로 개봉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나란히 경쟁하게 된 한국영화 ‘좋은 친구들’이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외화 등은 “시장 질서를 무시하는 변칙개봉”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중소 수입사 외화 중에는 결국 개봉일을 옮기는 경우도 나왔다.

 ‘혹성탈출2’의 개봉일 변경은 먼저 개봉한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와 이후 개봉할 한국영화 대작들 사이에서 관객 동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는 6월말 굵직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무려 16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하며 개봉 2주 만에 관객 400만 명을 빠르게 돌파했다. 상영회차 점유율은 최고 58.8%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당초 예상보다 흥행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이후 7월 중순부터는 한국영화 대작들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차례로 개봉한다. 스크린 확보 경쟁부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조선시대 도적떼의 활약을 그린 ‘군도:민란의 시대’(7월 23일 개봉·윤종빈 감독),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담은 ‘명량’(7월 30일 개봉·김한민 감독), 조선초 사라진 옥쇄를 찾아 나선 해적과 산적의 모험을 그린 ‘해적:바다로 간 산적’(8월 6일 개봉·이석훈 감독),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제작을 맡은 시대극 ‘해무’(8월 13일 개봉·심성보 감독) 등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는 지난해 여름 ‘설국열차’가 성수기 흥행을 주도하는 영화 역할을 뚜렷이 했던 것과 달라진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8월은 ‘설국열차’가 900만 명, 여기에 신인급 감독들의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이 각각 기대를 웃도는 550만 명 이상의 흥행성적을 더해 한 달 관객수가 역대 최고치인 2915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3%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여름 극장가 흥행대전, 그 중에도 한국영화 대작들의 흥행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지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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