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모으는 정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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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나이20세에 국가대표선수가 된다는건 축구의 경우 파격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김정남과 차범근정도가 그러한 영예의 주인공이었을 뿐이기때문이다.
김정남은 고려대1학년인 지난64년 20세로 일약국가대표로 뽑혀 동경 「올림픽」에 출전했었고 차범근은 경신고를 나와 고려대를 진학하자마자 19세의 최연소 대표가 되었다. 황재만도 차범근과 함께 발탁되었으나 나이가 한살위였다.
이번에 화랑 「팀」의 보강으로 새로 발탁된 20세의 정해원(연세대1년)은 이미 예비 「스타」로서 정평이나 있지만 앞으로 80년대의 한국축구를 가꾸어 나갈 주역이 될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치 차범근이 지난70년대를 장식했듯이 80년대를 풍미할 한국축구공격의 핵이 바로 정해원이라는 예상이 축구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차범근이 8년전 「센셔이션」을 일으키며 국가대표가 될때 결코 지금의 정해원보다 우수했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차범근과 비교해 본다면 정해원은「스피드」에서 뒤떨어지는 것이 유일한 약점이다. 이점에 관해선 차범근이 워낙 출중하므로 정해원에겐 영원한 숙제로 남을수 밖에없다.
흔히 정해원의 결점에 관해서 축구계에서는 『투지와 집착력이 부족하다』또는 『과감한결단력, 「플레이」에 적극성이 없다』는 등으로 얘기되어왔다. 그러나 연세대 장운말감독은『정작 현재 정해원이 풀어야할 과제는 세밀한 「테크닉」과 「슈팅」력을 더욱 연마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이것은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공통된 병폐이지만 기본기를 착실히 다지지않은데서 연유된것』이라고 풀이했다.
정해원의 최대의 강점은 문전에서의 「찬스」에 민감한 것이다. 이것은 공격수로서 최장의 필수적인 무기다. 그는 안양공고를 나와 올해 연세대를 진학한후 각종 국내외대회에서 거의 매「게임」득점을 올렸다.
그래서 감각이 좀더 성숙해질 장래에 공포의 득점기계가 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것이다.
키가 차범근과 똑같은 178㎝인 정해원은 작년에 청소년대표로 뽑혀 북한을 누르고 「아시아」를 제패(10월「방글라데시」)하는데 수훈을 세웠고 78년도 고교축구「랭킹」1위의 평판을 받았으며 지난8월의 「메르데카」대회, 9월의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 쾌속의 성장을 거듭했다. 화랑의 최은택「코치」는 『차범근은 비범한 「스피드」로 「스타」가 되었다.그러나 정해원은 이러한 특출한 개성이 없다. 그래서 차범근만큼 대중적인 매력을 끌지못하게 될지도 모르나 오히려 다양한 두뇌「플레이」를 구사하는 폭넓은 능력의 「골·게터」 로 대성할 여지는 많다』면서 비상한 노력을 강조했다. 「모스크바」(80년)및 「로스앤젤레스」(84년)의「올림픽」과 82년「월드·컵」대회(스페인)에서 한국축구가 웅비하기 위해선정해원이 얼마만큼 성장하느냐에 크게 좌우될것같다.<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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