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한 피부, 상쾌한 기분 … '아이스 화장' 어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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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피부 관리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점점 길어지면서 여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쿨링’(cooling)이 뜨고 있어서다. ‘쿨링 화장품’은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켜 열을 식히는 게 주목적이다. 본래 있던 화장품을 차게 한 것이나, 아예 화장품 자체가 ‘쿨링’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것도 있다. 올 여름 쿨링 화장품을 알아봤다.

강승민 기자

화장품 시원하게 쓰면 피부 건강 도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햇빛 화상 환자가 7~8월에 다른 달 평균의 8배로 급증한다고 밝혔다. 2008~2012년 햇빛 화상 환자는 연평균 1만 5700명, 이 중 절반인 20~30대 환자가 ‘미용 목적’으로 햇빛 화상 치료를 받았다. 치료 목적이 아니라 미용 목적으로 분류되는 건, 질병이라 할 만큼 정도가 심하지 않은데도 피부과를 찾은 환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화상까진 아니어도 휴가 등 나들이에서 강한 햇볕에 얼굴이 조금만 달아 올라 고민이어도 피부과를 찾는 이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피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이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게 화장품의 ‘쿨링 사용법’이다. 직장인 정진영(29)씨는 최근 화장품 사용법을 바꿨다. 평소 쓰던 피부 관리 화장품을 바르기 10~15분 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푸딩 같은 질감의 크림을 차게해 쓰니 피지도 줄어든 것 같고 모공이 조이는 느낌이다. 피부가 탱탱해지고 기분도 상쾌해 지는 것 같아 쿨링 사용법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수지(31)씨는 정씨의 방법에 한 가지를 추가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차게 해 둔 크림을 얼굴에 두텁게 바르고 냉장고에 넣어둔 마스크팩을 붙인다. “연예인들이 하는 방법이라고 해서 따라하기 시작했다. 여름철엔 햇볕뿐 아니라 실내의 건조한 공기도 문제인데 하루 종일 에어컨을 튼 사무실 공기 탓에 푸석해진 피부에 수분을 충전한 다음 쿨링 효과를 주는 게 좋아서 꾸준히 관리 중”이라고 했다. 화장품 브랜드 ‘SK-II’ 교육팀 송민주 차장은 “기온이 올라갈수록 피부 온도가 올라간다. 평소에 사용하는 제품을 쿨링 사용법으로 스마트하게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차장은 “‘SK-II 딥 서지 EX’는 ‘아이스 푸딩 크림’이란 별명으로 불리는데 본래 목적은 촉촉하고 광택 있는 피부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 제품을 쿨링 사용법으로 쓰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사용법만 조금 달리해도 본래 화장품 효과에다 열도 내려주니 1석2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쿨링 사용법이 소비자들 믿음만큼 효과가 있을까. 후즈후 피부과 홍경국 원장은 “고온 다습한 기후의 영향으로 피부 트러블이나 피부열로 인한 홍반으로 고민하는 여성이 점차 늘고 있다. 자외선이나 뜨거운 바람에 장시간 노출돼 있었다면 냉찜질이나 시원하게 보관한 화장품으로 열을 식혀주는 게 좋다. 그리고 바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줘야 피부 수분이 증발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존 화장품의 쿨링 사용법이 일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송 차장에 따르면 쿨링 화장품 사용법에 주의할 게 있다. 쿨링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화장품을 일반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화장품 냉장고를 쓰거나, 15도 정도의 상온에 둘 것을 권했다. 보통 냉장고 냉장실은 4~5도다. 여기에 화장품을 오래 두면 유효 성분이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 홍 원장은 “화장솜에 스킨을 넉넉하게 묻혀 두드리듯 흡수해주고 특히 건조한 부위에는 보습력이 좋은 에센스를 화장솜에 묻혀 5~10분 얹어두면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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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 표방한 여름 화장품도 인기

‘SK-II 딥 서지 EX’ 등 기존 화장품을 ‘쿨링 사용법’으로 쓰는 소비자가 늘자 화장품 업체들은 아예 쿨링을 컨셉트로 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킨수티컬즈 레드니스 뉴트럴라이저’는 피부 온도를 떨어뜨려 외부 자극 탓에 붉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걸 목표로 삼은 제품이다. ‘이니스프리’는 여름 한정판 상품에 ‘에코 아이스 라인’을 내놨다. ‘에코아이스 스파클링 에센스 -5℃’, ‘에코아이스 헤드쿨러 -9℃’, ‘에코아이스 바디 쿨링 젤 -9℃’ 3가지 종류다. 이름에 온도까지 넣어 쿨링을 강조하고 있다. 이 밖에도 ‘프로스틴 아이스 오일 인 세럼’ ‘마몽드 로즈워터 멀티 수딩젤’ ‘라메르 모이스처라이징 젤 크림’ 등이 최근 쿨링 화장품을 표방하고 나선 제품들이다. 피부 관리용 기초 화장품에만 쿨링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다. 덥고 습한 여름철에도 산뜻하고 시원하게 화장을 하려는 여성들을 겨냥해 메이크업 제품도 쿨링 경쟁에 뛰어 들었다. ‘토니모리 수분광채 쿨링쿠션’ ‘라네즈옴므 쿨 비비’ ‘라비다 쿨링 선젤 쿠션’ ‘루나 원 베이스’ ‘이자녹스 UV 선 쿠션’ 등이다. 토니모리 신주희 마케팅부장은 “제품 자체가 바르는 즉시 피부 온도를 4도 낮추도록 설계됐다. 메이크업 화장품에도 쿨링 컨셉트가 대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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