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기자의 증시포커스] 금리 동결됐지만…8월 인하 가능성 '무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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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14개월 연속 동결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금리를 조정할 정도로 나빠지지는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며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만큼 한국은행이 정책 공조 차원에서 8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하향 조정했다. 4월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에서 4.0%에서 내려잡은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종전의 2.1%에서 1.9%로 낮춰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는 2.8%에서 2.7%로 수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다소 하향조정됐지만 경기 회복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금리인하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대외환경도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내놨지만, 미국과 영국에선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통화정책이 완화 흐름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7월 기준금리 동결에도 한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동안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경기부양 의지를 피력해왔다. 인사청문회 때도 경제 인식과 관련해 한은과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일 국채 3년물 금리는 2.5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 수준까지 채권금리가 하락하며 강세장이 펼쳐진 것이다. 금리를 낮추면 채권가격은 오른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새로운 경제팀 구성과 함께 강력한 경기활성화 의지를 피력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징적 의미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원화가치도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실적과 7월 기준금리 이슈가 발표된 상황에서 앞으로는 환율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2% 오른 2002.84로 장을 마쳤다. 외인과 개인의 ‘쌍끌이’ 매수의 힘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오른 가운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각각 2.01%, 2.76%, 0.37% 상승했다.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 도입으로 깜짝 실적발표가 기대되는 한국전력은 5% 가까이 뛰었다.

또 ‘형제의 난’으로 전날 2.42% 빠진 효성은 하루만에 반등(4.34%)에 성공했고 다른 계열사 효성ITX와 효성오앤비도 각각 1.4%, 3.73% 올랐다.

업황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증권업계는 이날 오랜만에 웃었다.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증권업계의 발목을 잡아온 각종 규제 가운데 상당부분을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주는 이날 2%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이진우 기자 jw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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