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 미소찾은 박찬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찬호가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간 찌푸린 얼굴과 긴장된 얼굴을 펼 수 없었던 박찬호가 힘겨운 승부속에서 웃음을 찾아가고 있다.

예상대로 힘든경기였다. 구속과 제구력 모두 원하는만큼 확실한 변화를 보이진 못했다. 그러나 위기관리능력은 예전모습 그대로였다. 8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3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1점에 불과했다. 5개의 삼진. 변화구가 아닌 빠른볼로 잡아낸 의미있는 삼진이었다.

경기가 끝난후 텍사스 레인저스의 요청으로, 세이프코필드의 구속이 평균 5킬로미터정도 적게 나왔다는 것을 알았지만, '코리안 특급'의 수식어를 찾아오기엔 부족한 151킬로미터의 빠른볼이 한 개 나왔을 뿐이었고 평균 145킬로미터를 유지했다.

다만 자신감을 갖고 직구를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제구를 잡기위해 전력을 다하지 못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공에 힘을 실었다. 박찬호가 5회를 삼자범퇴를 마쳤을때는 벅 쇼월터 감독과 오렐 허사이저 코치의 표정도 조금은 밝아졌다. 타선과 수비도 변화를 보였다. 실수를 연발하던 수비진은 호수비로 박찬호를 밀어줬고, 타선은 끈질긴 승부로 얻어낸 적시타와 홈런으로 승리로 이끌었다.

아직 정상적인 모습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마운드위에서 자신감을 찾은 모습은 시즌 첫 승과 통산 90승이 주는 의미보다 몇곱절 값진 것이다. '코리안 특급'이라는 수식어를 되찾을날이 다가오고 있다.

Joins 유효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