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권은희 광산을 전략공천 … 새정치련서도 "위험한 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나경원 전 의원(가운데)이 9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을 만나 서울 동작을 출마 수락 의사를 밝혔다. 오른쪽은 김재원 원내 수석부대표. 나 전 의원은 이날 “이 시간 이후로 동작구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겠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권은희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9일 서울 동작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 사건수사 외압의혹을 제기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공천했다. 양당은 이날 7·30 재·보선 후보 명단을 확정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나라가 어렵고 당이 어렵고 무엇보다 국민이 참 어려운 시기”라며 “정말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 시간 이후로는 동작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겠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출마를 주저한 배경에 대해선 “지난해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을 신청해 놓고 20대 국회에 중구 국회의원으로 복귀하겠다는 말을 해왔다. 정치적 고향을 옮기는 것과 명분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패했다. 2년9개월 만의 정계 복귀 무대인 셈이다. 새정치연합 후보로 확정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박 시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나경원 대(對) 박원순’의 리턴매치 성격이 강하다.

 동작을은 야당이 강세인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번엔 해볼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 전 부시장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같은 학생운동 출신인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격하게 반발하는 등 잡음을 빚었고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동작을 출마를 선언해 야권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이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전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한 것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 도중 권 전 과장 공천이 확정되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천정배 전 장관을 죽이기 위한 공천이다. 아무 근거도 없고 반민주적인 이번 공천은 호남 민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한 중진 의원도 “국정원 사건 관련 폭로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중진 배제론’에 가로막힌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권 전 과장의 공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공천자 가운데)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있을 땐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안 되면 자기 사람 못 챙긴다고 한다”며 “그런 잣대라면 하느님도 비판받지 않을 수 없다”고 전례 없이 거센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금태섭 전 대변인은 민주당이 여러 번 영입하려던 인사였다. 그런데 저와 함께했다는 이유로 경쟁력이 있어도 배척당하면 앞으로 어디서 새 사람을 구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서울 동작을에서 낙천한 금 전 대변인을 수원정(영통)에 투입하려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한 중진 의원은 “안 대표가 억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측근을 챙기지 못했다고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하면 자신의 정치력 부재를 인정하는 꼴밖에 더 되느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에서도 ‘한상률 카드’를 놓고 결정이 오락가락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따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충남 서산-태안에 공천키로 의결했으나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절차적 정당성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재의를 요구하자 김제식 전 부장검사를 공천하는 쪽으로 결정을 바꿨다.

 2009년 그림 로비 의혹 등으로 국세청장 자리에서 물러난 한 전 청장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 지역에선 새정치연합도 당초 조한기 지역위원장을 공천했으나 규정에 어긋난 문자메시지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확인돼 조규선 전 서산시장과 10일 다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여론조사에서) 조한기 후보에게 3%포인트의 페널티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글=박성우·권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