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남 민심 달래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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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서의 호남 소외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이 줄이어 호남을 방문해 각종 간담회 등을 통한 현지인 설득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11명은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과의 11일 오찬 간담회 참석을 전원 거부하는 등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趙처장은 이날 광주지역 언론사 사장단과 조찬을 함께 하며 지역 여론을 들은 데 이어 낮 시내 한 음식점에서 편집.보도국장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장단은 지난 10일 모임을 갖고 참석 여부를 논의한 끝에 "지역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趙처장과의 간담회에 불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란 판단을 내리고 불참을 통보했다.

현지의 한 신문사 편집국장은 "신호남 소외론이 이곳 민심으로, 참여정부가 너무하지 않으냐 는 부분이 있다"면서 "인사 불만에 대해 '사람이 없었다'고 하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장까지 데려다 쓰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에게 이런 것을 전달했는데 뜻과 다르게 소개됐다"면서 "문화수도 건설 약속도 문화부 장관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고, 부산.광양이 거론되는 신항만 건설에 대해서도 해양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광양을 거론치 않았다"고 말했다.

趙처장은 국장단과의 간담회 불발 후 현지 원로 언론인들을 만나고 나서 전주시로 이동, 전북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8명과 만찬간담회를 했다.

국정홍보처장의 호남 방문과 관련, 홍보처 관계자는 "지역언론 방문 차원에서 10여일 전 일정이 잡혔다"며 "특정 지역에 대한 민심 청취나 무마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11일 문재인(文在寅)청와대 민정수석도 전남 완도군 보길도를 방문, 보길도 상수원지 확장공사와 관련해 저수댐 증축 공사 반대를 주장하며 지난달 10일부터 33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주민 강제윤(37.시인)씨를 만났다.

文수석은 "이 공사의 타당성 검토가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씨에게 말했다. 강씨는 이날 오후 단식농성을 풀었다.

한편 김두관(金斗官)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저녁 함평군에서 열린 전남 서부지역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지방분권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논의 중이며 1년 안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해석,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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