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술연구소 육성이 시급하다 모두 52개중 11개소만 문열어…그나마 시설투자는 30%선 세계시장 겨냥한 제품 고급화의 산실…기자재수입 면세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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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0년대 한국은 외국의 기술도입과 하급의 자체기술을 통해 산업의 확대를 지속. 수출 1백억「달러」를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러나 7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선진공업국의 수입거부반응. 고급기술수출기피현상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80년대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이 이를 이겨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지 위해서는 고급기술의 자체개발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됐다.
오늘의 최신기술이 내일은 낙후된 기술로 바뀌는 현대에 있어서 기업이 항상 새로운 기술을 개발, 신제품 생산과 고급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현재까지 민간기업이 설립했거나 추진중인 연구소현황을 보면 모두 52개로 이중 11개가 이미 설립되어 연구에 들어갔고 41개가 진행중이다.
이를 분야별로 나누어 보면(괄호안은 이미 설립된 수) ▲기계=9 (2) ▲전기·전자=5 (3) ▲금속=7 (2) ▲화학=11 (2) ▲섬유=10 (2)▲기타=1로 되어 있다.
이들 연구소들은 앞에서 보듯이 80년대 한국의 수출을 이끌어 갈 중화학공업분야를 망라한 것으로 그 운용이 시급한 사정이나 자금압박을 받는 기업이 우선 이 분야에서 투자를 삭감하기 때문에 현재의 설비투자는 30.7%에 머무르고 있으며 79년에 개소할 수 있는 연구소는 단 1개소뿐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연구소운용을 위한 인력이 확보되지 못한 점이다. 현재 추진중인 41개의 연구소 가운데 소장을 포함하여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인력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술개발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숫자상으로 잘 나타난다.
생산성 면에서 보면 각 분야별로 한국을 1이라고 할 때▲조선은 일본이 4.9▲자동차는 일본 6.2% 미국6.0이고▲기기는 일본5.0, 미국7.0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일본이 하나의 기술을 도입할 때 드는 비용의 7배를 들여 도입기술을 개발,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데서 오는 것이다.
일례로 요즘 성장추세에 있는 「컨테이너」 수출의 경우 「컨테이너」 1개에 8개의 고리가 들어가는데 이것을 국산화하지 못해 영국에서 고리를 수입해 쓰고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시정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대 민간의 투자비를 79년의 52대 48에서 일본과 같은 수준인 27대 73으로 유도하드록 노력하고 있다. 또 GNP대 연구비의 비율도 0.81%에서 선진국 수준인 2%로 끌어올리도록 각 업체에 권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간연구소 설립추진위원회(회장 허신구)는 건의서를 통해 민간연구소의 투자비용중 설비 및 기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43%를 차지하고 이중 80%가 수입품이라고 밝히고 관세감면과 금융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연구소 설립추진업무를 관장하는 과학기술처는 이에 따라 민간연구소용 기자재의 면세를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한편 총5백억원규모의 기술개발회전기금을 설치하고 산은을 통해 70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융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80년 2천3백억원 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고 과학기술처는 민간연구소가 감당키 어려운 「에너지」·통신·「컴퓨터」등 대형연구분야는 국가기관이 연구한다는 방침아래 56개 연구과제를 선정, 9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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